넥센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는 확실히 살아났다. 구단과 염경엽 감독의 기다림이 통했다. 또한 '기용법'에 있어서도 해답을 찾았다.
스나이더는 1군에 복귀한 지난달 12일부터 꾸준히 2번 혹은 3번 타순에 배치되고 있다. 컨택트 능력이 떨어지지만 대신 장타력이 있는 그에게 사실 잘 어울리지 않는 타순일 수 있다. 하지만 염 감독은 스나이더의 2,3번 배치에서 해법을 찾았다. 무슨 이유일까.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5 프로야구 경기가 5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1회말 1사 1루 넥센 스나이더가 우중월 투런포를 친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두산은 올시즌 2승 1패 방어율 5.05를 기록하고 있는 진야곱을 선발로 내세웠다. 넥센은 4승 1패 방어율 3.68의 송신영이 선발 등판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6.05/
시즌 전만 해도 스나이더는 5번 타순에서 4번타자 박병호의 뒤를 받칠 것으로 보였다. '한 방'을 생각하면 중심타선 배치, 그것도 4번타자 이후에 나오는 그림이 잘 맞아 떨어진다. 하지만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 때 스나이더의 정확도 문제를 발견한 염 감독은 6번으로 타순을 변경했다.
그런데 시즌을 시작하고 나니, 스나이더는 캠프 때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줬다. 호쾌한 장타는 물론, 자신감마저 사라져버렸다. 떨어지는 변화구에 대한 대처 등 고질적 약점 탓에 자신의 강점마저 모두 잃어버린 모습이었다.
보름간의 2군행 이후 스나이더는 자신감을 찾았다. 그는 "난 미국에서 상위 타선에서 쳐왔다. 사실 하위 타순보다는 지금의 타순이 익숙하고 편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염 감독은 이러한 스나이더를 배려했다.
그런데 왜 2번과 3번일까. 이는 넥센 타순의 역학구도에서 나온다. 염 감독은 이에 대해 "우리 팀은 스나이더가 위에 있는 게 낫다. 만약 스나이더가 뒤에 있다면, 부진한 날엔 점수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5 프로야구 경기가 5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1회말 1사 1루 넥센 스나이더가 우중월 투런포를 치고 들어오며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두산은 올시즌 2승 1패 방어율 5.05를 기록하고 있는 진야곱을 선발로 내세웠다. 넥센은 4승 1패 방어율 3.68의 송신영이 선발 등판했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6.05/
그가 밝힌 넥센 타순의 역학구도는 바로 6~7번 타순이다. 1번부터 9번까지 어느 타순에서든 홈런포가 터질 수 있는 넥센은 '대량득점'으로 유명한 팀이다. 이런 넥센이 '빅이닝'을 만드는 방법은 중심타선까지 찬스를 이어와 6~7번 타순까지 폭발하는 것이다. 그런데 스나이더가 이 자리에 있다면, 클린업 트리오가 만든 찬스가 끊길 가능성이 있다.
박병호와 유한준이 누상에 나가면, 김민성과 윤석민이 타점을 올리는 모습이다. 8일 현재 유한준과 박병호가 30타점으로 팀내 타점 공동 1위다. 하지만 뒤를 잇는 타자들이 만만치 않다. 6~7번 타순에 배치됐던 윤석민이 21타점으로 3위, 최근까지 8번으로 나섰던 김하성이 17타점으로 4위에 올라 있다.
하위 타선에서 찬스를 해결하는 빈도가 많다는 증거다. 물론 스나이더도 5홈런 16타점으로 활약중이다. 복귀 후 정신적 부담감을 털어내고, 편안하게 자기 몫을 해주고 있다. 넥센의 현재 타순 배치는 모두가 살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