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히든카드' 로저스, "늘 이긴다는 각오로 나가겠다"

기사입력 2015-08-05 06:49


"늘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나가겠다."

지난 7월24일 이후 11일일 만에 5위 자리를 놓친 한화 이글스의 비장의 승부수는 바로 새 외국인 선발 투수 에스밀 로저스(30)다. 구단 공식적으로는 70만달러, 그러나 미국 언론에서 발표한 자료로는 100만달러에 달하는 로저스는 후반기 한화가 야심차게 선택한 카드다. 큰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제대로 된 외국인 투수를 뽑아 상위권 도약의 추진력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계약이라고 볼 수 있다.


8월 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펼쳐진다. 경기 전 한화의 새로운 용병 에스밀 로저스가 인터뷰에 응하고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포즈를 취하고 있는 로저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8.04
그런 로저스가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예의상 표현이겠지만, "리그 우승을 위해 뛰겠다"는 당찬 각오도 밝혔다.

로저스는 4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SK 와이번스와의 경기가 열리기 전 한화 연습복 차림으로 한화 덕아웃에 나타났다. 전날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가벼운 불펜 피칭으로 몸상태를 점검한 로저스는 이날 오전 비자 문제등을 해결한 뒤 선수단 등록을 마치고 팀에 합류했다. 이어 워밍업을 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났다.


8월 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의 새로운 용병 투수 로저스가 동료들과 함께 덕아웃에서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8.04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구단인 뉴욕 양키스에서 올해 개막엔트리에까지 포함됐던 로저스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2009년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래 통산 210경기(선발 43경기)에 나와 19승22패에 평균자책점 5.59를 기록했다. 평균 150㎞를 넘는 강력한 패스트볼이 주무기다. 명실상부 KBO리그에 온 외인 투수 중 최고의 경력과 기량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로저스는 벌써부터 KBO리그의 문화와 팀에 적응한 듯한 모습이다. 이날도 덕아웃으로 들어오던 중 권 혁을 보자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안녕하십니까"라는 한국말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본 한화 관계자가 "적응력이 상당히 빠른 것 같다. 특히 자기가 누구에게 잘 보여야 승리를 따낼 수 있는 지 본능적으로 아는 듯 하다"며 흐뭇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권 혁 역시 "딱히 가르친 것도 아닌데, 먼저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니 성격이 좋은 것 같다. 보니까 몸도 아주 잘 만들어져 있는 듯 하다"며 새 동료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로저스도 한화에 오게 된 것을 상당히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는 "한화 유니폼을 입게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비록 오늘은 경기에 나가진 않겠지만, 동료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잘 지켜볼 것이다. 상대팀 타자들도 역시 잘 관찰하겠다"고 밝혔다.


8월 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펼쳐진다. 경기 전 한화의 새로운 용병 에스밀 로저스가 인터뷰에 응하고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포즈를 취하고 있는 로저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8.04
이어 로저스는 전날의 첫 불펜 피칭에 대한 소감도 전했다. 그는 "어제 간단히 공을 던졌는데, 몸상태도 좋았고 공도 잘 들어갔다. 최근까지 경기에 나섰기 때문에 컨디션은 좋다"면서 "또한 KBO리그의 공인구에 대해서도 궁금했는데, 직접 손에 쥐고 던져보니 메이저리그와 별다른 차이를 못 느꼈다"고 말했다. 전날 로저스의 불펜 피칭을 지켜본 한화 니시모토 다카시 투수코치는 "전력은 아니었고, 단순한 캐치볼 정도로 보면 된다. 주무기인 직구가 기대된다"고 담담히 말했다. 마찬가지로 로저스의 불펜 피칭을 봤던 주전포수 조인성 역시 "전력으로 던지진 않았다. 그러나 공이 묵직하게 꽂혔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어 로저스는 KBO리그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한화에 힘을 보태겠다는 다짐을 잊지 않았다. 로저스는 "KBO리그 타자들이 미국 타자들과 다른 스타일이라는 얘기는 들었다. 한국에 와서는 비디오 영상도 봤다. 하지만 어느 리그나 공통적으로 좋은 제구력으로 승부하면 타자도 치기 어렵다. 내 최대 무기인 패스트볼을 앞세워 코너워크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뒤 "더불어 팀이 이겨서 리그 우승을 할 수 있도록 힘이 되겠다. 앞으로 몇 승을 하겠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내가 나가는 경기마다 모두 승리하겠다는 마음으로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과연 로저스가 위기에 빠진 한화를 구해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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