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분위기 반전, 최정 각성해야 가능하다

기사입력 2015-08-27 10:27


SK 간판타자 최 정은 지난 23일 부상 복귀 후 26일 KIA전까지 3경기서 9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SK는 최 정이 살아나지 않고서는 분위기 반전을 이룰 수 없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시즌 내내 1~4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 넥센 히어로즈의 공통점은 뭘까. 간판타자가 제몫을 하고 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삼성 최형우, NC 테임즈, 두산 김현수, 넥센 박병호는 올시즌 특별한 부상없이 거의 전경기를 뛰며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 3번 또는 4번 타순에서 강력한 스윙으로 주자를 불러들이고 홈런포를 펑펑 쏘아올리니 팀타선이 힘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야구가 '투수놀음'이라고는 하나 폭발력 넘치는 타선 없이는 승리를 쟁취하기 힘든 법이다.

SK 와이번스는 지난 26일 인천 홈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패색이 짙던 9회말 정상호의 끝내기 홈런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3연패에 빠져 있던 SK는 이날 그대로 주저앉았다면 5위 KIA와의 격차가 5.5경기로 벌어지면서 포스트시즌 희망을 버려야 하는 처지에 몰릴 뻔했다. 물론 지금도 5위 싸움이 버거운 것은 마찬가지다.

김용희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오늘 경기를 계기로 삼아 앞으로도 계속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팬들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담긴 소감이자 남은 시즌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상호의 끝내기 홈런이 터지기 전까지 SK는 답답한 공격으로 일관했다. 이날 6회 정의윤이 솔로홈런을 칠 때까지 23이닝 연속 무득점의 수모를 당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답답한 타선에 대해 "전체적으로 가라앉은 상황에서 타자들이 시원하게 치기보다는 죽지 않으려고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주자가 있을 때 그렇다. 이럴 때는 홈런을 치는 선수가 나오면 전체적으로 힘을 받을 수가 있다"고 했다.

간판타자 최 정을 의식하고 한 말이다. 최 정은 지난 11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루 귀루를 하다 오른발을 접질리며 발목 인대 부상을 입었다. 당초 재활에 3~4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 23일 NC전서 복귀했다. 그러나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이날 KIA전까지 안타를 한 개도 때려내지 못했다. 9타수 무안타 삼진 4개를 당했다. 특히 KIA전에서는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삼진 3개와 병살타 1개를 기록하며 고개를 떨궜다.

1회와 4회 KIA 선발 홍건희의 140㎞대 중반의 직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더니 6회에는 최영필의 포크볼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그리고 8회 무사 1,3루에서는 에반을 상대로 2루수 병살타로 물러났다. 김 감독은 "최 정이 부상을 당하고 돌아와 아직 감이 정상이 아니다"고는 했지만, 지금과 같은 상태라면 중심 타선에 기용될 이유가 없다. 김 감독의 말대로 배트스피드, 선구안, 덧붙여 집중력까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닌 듯 보였다.

최 정은 부상을 입기 이전 상승세의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었다. 지난 6월 23일 '1차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발목 부상을 당한 11일까지 34경기에서 타율 3할6푼4리, 9홈런, 28타점을 때려냈다. 특히 후반기 들어 페이스가 더욱 상승중이었다. 당시 최 정이 귀루를 하는 과정에서 베이스에 닿은 발목이 접질리며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김 감독은 '멘붕'에 빠질 뻔했다고 한다. 그만큼 충격이 컸다는 이야기다.

최 정이 살아나야 정의윤, 이재원, 박정권, 브라운 등 SK가 자랑하는 거포들도 힘을 받을 수 있다. 살아나려는 의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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