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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NC전에서 시즌 17승을 달성한 유희관은 지금의 로테이션을 유지할 경우 앞으로 5경기에 등판할 수 있다. 시즌 20승 고지를 밟을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게 점쳐지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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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가 16년만에 토종 20승 투수를 배출할 수 있을까.
두산 베어스 유희관이 시즌 20승에 3승만을 남겨놓았다. 유희관은 지난 4일 창원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6⅓이닝 동안 5안타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팀의 5대2 승리를 이끌었다. 올시즌 25경기에서 17승을 따낸 유희관은 NC 해커(16승)를 따돌리고 다승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다승 3위인 삼성 라이온즈 윤성환이 14승으로 처져 있기 때문에 다승 타이틀은 유희관, 해커의 2파전으로 볼 수 있다. 아무래도 1승차로 앞서 있는 유희관이 좀더 타이틀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유희관은 앞으로 정규시즌 5경기에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유희관은 4일 휴식후 등판을 4차례 했다. 모두 화요일에 던진 뒤 일요일 등판하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일정을 앞당겨, 즉 무리를 해가며 등판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달 9일 LG 트윈스전을 마친 뒤에는 발목 부상을 당해 11일 동안 휴식을 취했을 정도로 두산의 에이스 관리도 치밀했다.
김태형 감독은 잔여경기 일정이 발표된 지난 2일 "올해 화요일-일요일 등판을 빼놓고는 4일 휴식후 선발투수를 쓴 적이 없다. 앞으로도 웬만하면 그렇게 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로테이션을 운영하겠다는 의미다. 보통 시즌 막판 순위 싸움이 치열할 때는 1,2번 선발에게 무조건 4일 휴식 후 등판시키는 '타이트한' 일정을 적용하는데, 두산은 그 가능성이 희박하다. 김 감독이 생각을 바꾸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이런 일정과 체력 관리에 대해 유희관은 17승을 올린 이날 "러닝을 많이 하고 있고, 트레이닝 파트에서 치료와 마사지를 잘 해주셔 체력적으로 세이브가 잘된다"고 말했다.
지금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희관의 남은 등판을 예상하면 10일 KIA 타이거즈전, 16일 롯데 자이언츠전, 22일 롯데전, 27일 LG전, 10월 3일 KIA전이 된다. 3팀 모두 두산보다는 순위가 아래이고, KIA와 롯데는 시즌 막판까지 5위를 놓고 경쟁을 할 팀들이다.
올시즌 유희관은 KIA를 상대로 3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3.86을 올렸고, 롯데전 2경기에서는 모두 승리를 챙겼고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LG전에는 4경기에 나가 3승, 평균자책점 1.75를 마크했다. 즉 3팀 모두 유희관에게는 까다로운 상대는 아니었다. 타선의 득점 지원이 인색하지만 않다면 5경기에서 3승을 거둘 가능성은 매우 높다.
물론 3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이 앞으로 급박한 상황에 처할 경우, 또는 2위 이상을 노릴 수 있는 시점이 올 경우, 김 감독이 에이스 유희관을 한 경기라도 더 쓸 가능성은 남아 있다. 그러나 지금의 일정대로 유희관이 남은 경기서 모두 팀승리를 이끌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 굳이 로테이션에 변화를 줄 필요는 없다.
넥센 밴헤켄은 지난해 20승을 올리며 2007년 두산 외국인 투수 리오스(22승) 이후 7년만에 국내 20승 고지를 밟았다. 토종 투수로는 지난 1999년 현대 유니콘스 정민태가 20승을 올린게 가장 최근 기록이고, 토종 왼손 투수는 1995년 LG 이상훈이 기록한 20승이 마지막이다. 각각 16년전, 20년전의 일이다. 유희관은 "조금씩 20승에 욕심이 난다"고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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