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탈하고 낭만이었는데…" 기울어진 모래사장에 옆으로 뛴 선수들, 사이판 러닝 열풍

기사입력 2026-01-12 16:40


"상탈하고 낭만이었는데…" 기울어진 모래사장에 옆으로 뛴 선수들, 사이판…
사진=나유리 기자

[사이판(미국)=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원래 (구)자욱이형이 꿈꿨던 장면은 상의 벗고 멋있게 모래사장을 뛰는거였는데, 모래사장에 경사가 있더라고요."

야구 대표팀에도 러닝 열풍이 불고 있다. 현재 미국령 북마리아나제도 사이판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소화 중인 야구 대표팀은 오후 12시30분을 전후로 단체 훈련 일정이 끝난다.

아침 일찍 숙소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거나, 야구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몸을 풀고 오전에 짧게 압축해서 훈련을 이어하는 스케줄이다. 보통의 캠프는 오전 운동과 점심 식사 이후 오후 운동으로 나뉘어 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표팀 1차 캠프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한 캠프인만큼 선수들이 가장 선호하는 스케줄을 짰다. 류지현 감독은 "요즘 선수들은 중간에 밥먹고 쉬고, 늘어졌다가 다시 운동을 하는 것보다 긴 시간 이어서 집중력있게 운동을 다 끝내고 쉬는 것을 선호하더라. 거기에 맞췄다"고 설명했다.

오후는 자유시간이지만, 이 시간도 그냥 보내지 않는다. 선수들은 숙소내 웨이트장을 이용하거나 수영장에서 더위를 날리기도 하고, 러닝 크루를 자체적으로 조직해서 해변가를 달리는 선수들도 있다. '러닝 열풍'이 야구 대표팀에도 불고있다.

박해민은 LG 선수들과 함께 뛴다. 박해민은 "홍창기와 둘이서 같이 뛰기로 했다. (문)보경이랑, (신)민재에게도 같이 뛰자고 이야기는 해놨다. 지금 여기(구장) 땅이 러닝하기는 조금 힘든 것 같아서 일단 오후에 숙소 인근에서 뛰려고 한다"고 이야기 했다.

한화와 삼성 연합(?) 러닝 크루도 있다. 노시환은 "자욱이형이 매일매일 뛸거라고 해서, 저도 몸 관리도 하고 운동도 할겸 같이 한다고 했다. 그랬는데 (류)현진 선배님도 합류하시고, (문)동주도 합류하고, (최)재훈 선배님이랑 (문)현빈이까지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해변가 백사장을 멋지게 뛰는 그림을 상상했는데, 막상 백사장이 평평하지 않아 난관에 부딪혔다. 노시환은 "자욱이형이 그린 그림은 모래사장에서 상의를 벗고 다같이 낭만있게 뛰는 모습이었는데, 모래사장이 거의 45도로 기울어져있더라. '어떡하냐' 하다가 다들 거의 몸이 기울어진 채로 일단 달렸다. 자욱이형이랑 현진 선배님이 종아리랑 허리 근육이 올라왔다고 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오늘부터는 그냥 인근 도로를 뛰기로 했다"면서 웃었다.

단체 훈련도, 개인 운동도 열심히 하는 대표팀 선수들의 훈훈한 분위기에 류지현 감독도 흐뭇하게 웃었다. 류 감독은 "원래 숙소에 도착한 후에 점심이 차려지는데, 다들 밥을 2시, 2시30분이 넘어서 먹으러 오더라. 대체 뭘 하냐고 물어보니 도착하자마자 러닝을 뛰고 오느라 늦게 오는 거였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굉장히 좋다. 감독, 코치가 나서서 스케줄을 만들어 끌려가는 것보다 선수들 스스로 하는 게 훨씬 더 좋은 효과가 나온다 . 본인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하는거니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사이판(미국)=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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