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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KBO리그 삼성 라이온스와 NC 다이노스의 2연전 첫번째 경기가 펼쳐진다. 경기 전 삼성 류중일 감독(왼쪽)과 NC 김경문 감독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8.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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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쯤이면 다 끝났어야 하는데."
류중일 삼성 감독도, 김경문 NC 감독도 시즌 막판까지 벌어지는 순위 싸움이 제법 신경 쓰이나 보다. 예년 같으면 각 팀이 벌써 포스트시즌 준비 모드에 들어갔을 법한 상황. 22일 현재 4위 두산과 5위 SK의 승차는 무려 8.5게임이다. 5위 아래 팀들은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리빌딩에 초점을 맞출 시기다.
하지만 올해는 사상 첫 10구단 체제를 맞이해 5위까지 가을 야구를 한다. 5위 자리를 놓고는 SK, 롯데, KIA, 한화 등 누구도 치고 나가지 못해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바뀐다. 이런 가운데 삼성과 NC의 잔여 경기 일정이 흥미롭다. 삼성은 한화와 2경기, SK, KIA와 각각 1경기 씩을 남겨 놓고 있다. NC는 23일 창원 한전전을 시작으로 KIA, 롯데와 한 차례씩 격돌한다. 10월2일부터는 이틀간 인천에서 SK와 2연전을 하고 시즌을 접는 스케줄이다. 사실상 가을야구 막차를 타는 팀의 운명이 1,2위에게 달려있는 셈이다.
류중일 감독도 지난 22일 대구 NC전에 앞서 "우리도 그렇지만 저쪽(NC)도 5위 경쟁 팀과의 게임이 많이 남았다. 마지막 2경기는 SK와 하더라"며 "지금쯤이면 어느 정도윤곽이 나와야 되는데 올해는 순위 싸움이 끝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44경기가 길긴 길다. 풀타임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부상 위험성에 노출되고, 선발 윤성환도 요즘 공 던지는 게 힘들다고 하더라"며 "하지만 순위가 결정나도 우리는 하던 대로 할 것이다. 자칫 경기 운영을 다르게 하면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선발 투수들도 순서대로 나간다"고 밝혔다.
사실 정규시즌 막판 개인 타이틀이 걸리지 않았다면 호흡 조절을 하고 싶은 게 상위 팀 감독의 속내일 것이다. 무더운 여름 쉬지 않고 달려온 탓에 체력이 뚝 떨어진 선수들을 보면 안쓰러울 정도다. 하지만 특정팀 '봐주기' 또는 '밀어주기' 논란이 일까봐 걱정이다. 그럴 바엔, 베스트 선발 라인업으로 모든 전력을 가동해 "우리 할 일만 하면 된다"는 게 류 감독의 생각이다.
김경문 감독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그는 5위까지 가을 야구를 하는 시스템이 "대히트를 쳤다"면서 시즌 최종전까지 최선을 다하겠단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감독은 "역지사지라고 하지 않는가. 만약 우리가 멤버 구성을 달리해 다른 팀이 이득을 봤다거나, 반대로 피해를 입었다거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하면 안 된다. 그런 부분은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게 돼 있다"며 "지금은 NC가 운 좋게 2위 자리에 있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좋은 성적만 거두리라는 보장이 없다. 나중에 우리가 5위 싸움을 하는 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매 경기 베스트로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아울러 "시즌 막판 부상을 당하는 상황이 가장 안타깝다. 지금까지 잘 해오다가 전력에서 이탈하면 선수는 물론 감독도 속이 타 들어간다"며 "자나깨나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강정호도 이렇게 긴 시즌을 해 본 경험이 없어 체력적으로 지친 상태에서 다쳤다. 국내 선수들도 마무리를 잘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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