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인 3인방, 재계약 기상도는?

최종수정 2015-09-29 10:15

'흐림'-'약간 맑음'-'비'

올시즌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선수 농사'는 실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 개막 시점에서 보유했던 쉐인 유먼과 미치 탈보트(이상 투수) 그리고 나이저 모건(야수) 중에서 지금까지 남아있는 선수는 탈보트 뿐이다. 탈보트는 그나마 제 몫을 다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10승을 따내며 선발진의 기둥 역할을 해줬다.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주말 2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렸다. 두산 장원준과 한화 탈보트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두 팀 모두 최근 10경기 2승 8패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한화 로저스가 동료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응원을 해주고 있다.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9.19
대체 선수들의 활약은 천양지차였다. 일단 유먼을 퇴출하고 영입한 에스밀 로저스는 특A급 활약을 했다. 시즌 막판 리그 최강의 위력을 보이며 한화가 마지막까지 5위 싸움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반면 모건을 보내고 데려온 제이크 폭스는 기대에 못미쳤다. 실력의 여부와 상관없이 허벅지 부상으로 장기간 재활에 매달린 탓에 활용도가 극히 떨어졌다. 외인 선수 영입과 활용 시스템에 분명한 문제점을 노출한 시즌이었다. 확실한 보완책이 요구된다.

그렇다면 현재 팀에 있는 외국인 선수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탈보트와 로저스, 그리고 폭스는 내년에도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될까. 전반적으로 이들의 재계약 기상도는 '흐림'에 가깝다. 각자 재계약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점들을 떠안고 있기 때문.

우선 로저스에게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지나치게 비싼 몸값. 두 번째는 뛰어난 실력. 로저스는 지난 8월1일 계약 당시 한화 발표로만 70만달러를 받았다. 미국에서는 100만달러에 옵션까지 붙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실 한화로서는 리스크를 떠안은 투자였다. 지출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당시로서는 로저스의 위력이 꼭 필요했던 시점이다.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주말 2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렸다.
두 팀 모두 최근 10경기 2승 8패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한화 선발 탈보트가 6회 1사 1, 3루에서 홍성흔을 병살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는 탈보트.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9.19
그런데 이런 로저스와 풀타임으로 계약을 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계약 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몸값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일단 이 점이 고민된다. 또 만약 일본 프로구단이 '머니파워'를 앞세워 영입 경쟁에 뛰어들 경우 당해낼 수 없다. 게다가 로저스의 구위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저스 본인으로서도 빅리그에 다시 도전하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화가 잡지 못한다. 칼자루는 로저스가 쥐고 있는 형국이다.

탈보트는 그나마 로저스보다는 약간 나은 상황이다. 올해 한화에서 10승(10패)을 따내며 가장 안정적인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다. 10승 선발을 새로 찾는 건 쉽지 않다. 안정성을 고려하면 탈보트가 매력적이다. 게다가 탈보트는 82년생으로 내년이면 만 34세다. 또 다른 도전에 나서기에는 리스크가 많은 나이다. 본인도 이제는 정착을 원한다. 일본 리그에서 탐을 내지도 않는다. 결국 한국 잔류가 탈보트에게는 최선의 대안일 수 있다.


그러나 상대를 완전히 압도할 만큼의 실력도 아니라는 점이 고민이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도 있어 안정성 면에서도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탈보트의 재계약 여부는 결국 김성근 감독의 결단에 달려있다. 만약 젊고 힘있는 새 대안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재계약을 할 수 도 있다. 그러나 스카우트팀이 탈보트 이상의 실력을 지닌 선수를 찾는다면 교체 가능성도 있다.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주말 2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렸다. 두산 장원준과 한화 탈보트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두 팀 모두 최근 10경기 2승 8패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한화 1회 2사 1, 2루에서 폭스가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덕아웃 동료들을 가리키고 있다.
대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9.19
마지막으로 폭스의 재계약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 폭스는 실력과 안정성면에서 부족하다. 외야와 1루에 포수까지 가능하지만 어느 하나 확실한 자기 포지션은 없다. 사실 많은 야구인들은 '포수'로서의 폭스에 주목한다. 예상외로 실력이 좋다고 한다. 그러나 한화에서 '외인포수'는 그다지 활용도가 많지 않다. 주전 조인성과 백업 허도환을 운용하면서 차세대 팀의 주전포수를 찾아야 하는 현실이다. 무엇보다 폭스는 부상 이후 장기 재활한 경력이 있다. 이런 점 때문에 폭스의 재계약 가능성은 무척 낮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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