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관전평] 비디오 판독에 야유라니

기사입력 2015-10-22 22:17


매 경기에 모든 전력을 쏟아 붓는다. 포스트시즌에선 모든 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한 타자, 한 이닝이 끝날 때마다 아쉬움의 탄식과 기쁨의 환호성이 터진다. 진 쪽은 사소한 것도 불만이고, 이긴 쪽은 모든 게 다 아름다워 보인다. 담당기자가 잠시 이성을 내려놓고 철저히 팬의 눈으로 편파적인 관전평을 썼다. 팬과 공감하는 편파 해설, 용감한 관전평이다. <편집자주>
22일 잠실구장에서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가 열렸다. NC가 두산에 시리즈 2승 1패로 앞서있다. 두산 니퍼트와 NC 해커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두산 6회 2사 1, 2루에서 정수빈이 내야땅볼 타구를 치고 1루에서 슬라이딩 했으나 간발의 차이로 아웃되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10.22
우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22일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플레이오프 4차전이 열린 잠실구장. 벼랑 끝에 몰린 두산이 7대0 승리로 시리즈를 최종전까지 끌고 갔다. 1루석을 가득 메운 팬들의 엄청난 함성이 선수단의 투지를 일깨웠을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두산 팬들 왜 우기는 건가. 또 심판진에게 야유가 웬말이냐. 이건 아니다.

상황은 이랬다. 두산이 3-0으로 앞선 6회 2사 1,2루. 앞선 타석(5회)에서 1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내야 안타를 만든 정수빈이 다시 한 번 날았다. 1루 베이스 부근으로 땅볼을 때린 뒤 NC 1루수 테임즈가 베이스 커버에 들어간 투수 이민호에게 토스를 하자 몸을 던졌다. 하지만 이민호 1루심의 판정은 지체 없이 아웃. 정수빈은 곧장 벤치를 향해 네모를 그렸다. 비디오 판독을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여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이민호의 오른 발보다 자신의 왼손이 먼저 닿았다고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느린 화면으로 확인한 결과, 같은 타이밍인 것으로 드러났다. 누가 빨랐는지 분간하기 힘들었다. 이럴 때는 애초 심판의 판정을 따라간다. 야구 팬이라면 이런 장면을 정규시즌에서 수 십 번 지켜봤을 것이다.

한데 이 과정에서 두산 팬들은 야유를 쏟아냈다. 심판 판정이 바뀌지 않자, '우~'를 외쳤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애초 심판의 판정은 확신에 차 있었다. 당연히 비디오 판독 결과도 바뀔 수 없다. 가을 야구 단골 손님이라는 두산 팬들에게 실망이다.

이제, 경기 내용을 좀 살펴보자. 여전히 세밀한 플레이가 잘 되지 않는 두산이다. 먼저 5회말. 정수빈이 앞서 말한 허슬 플레이로 1루를 밟은 뒤 타석에는 허경민이 섰다. 팀 내에서 가장 발이 빠르고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난 두 명의 타자들. 하지만 2S에서 허경민이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정수빈은 도루를 시도하다 2루에서 아웃됐다. 이도저도 아닌 플레이. 허무하게 아웃카운트 2개를 날렸다.

쐐기점이 나온 8회에도 뭔가 어설프다. 연속 안타가 나오며 3점을 뽑았지만 쉽게 점수를 뽑지 못하고 일부러 어려운 길을 택하는 듯 하다. 두산은 당시 선두 타자 오재원이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고영민이 삼진으로 돌아섰다. 1S에서 2구째 번트 파울 타구를 날린 뒤 주눅이 든 것이다. 1점이 필요하다면 초구부터 확실히 번트를 대야 한다. 주자 오재원의 발을 감안해 히트 앤 런을 시도할 수도 있다. 두산 입장에선 천만다행으로 상대 폭투, 볼넷, 연속 안타가 나와 웃을 수 있었을 뿐, 확실히 점수 뽑는 과정이 고급스럽지는 못했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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