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DH 이승엽 홍성흔, 구자욱과 최주환은?

기사입력 2015-10-28 05:58


삼성과 두산의 2015 KBO 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이 27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렸다. 7회말 1사 1루 삼성 이승엽이 두산 니퍼트의 투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10.27/

삼성과 두산의 2015 KBO 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이 26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렸다. 9회초 두산 홍성흔이 삼성 차우찬의 투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10.26/

이승엽. 의심할 여지없는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국민타자'라는 칭호를 유일하게 얻고 있는 한국야구의 레전드다. 당연히 삼성의 정신적 지주다.

홍성흔. NC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자신의 포스트 시즌 100호 안타를 신고한 베테랑이다. 그의 안타가 두산 덕아웃에 주는 파장은 상당하다. 두산의 정신적 지주다.

두 선수는 한국나이로 마흔살 동갑내기. 물론 이승엽이 커리어와 기록 등은 월등히 앞서지만, 덕아웃 리더로서 두 선수의 역할과 비중은 상당하다.

하지만 여기에 묘한 '딜레마'가 섞여 있다.

일단 한국시리즈 1, 2차전 기록을 보자. 이승엽은 8타수 2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2할5푼. 다소 저조하지만 극심한 부진은 아니다. 하지만 1안타는 1차전에서 김재호와 김현수의 콜플레이 미스로 나온 행운의 안타였다.

그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9푼5리(21타수 2안타)로 부진했다.

그는 9월17일 옆구리 부상으로 많이 쉬었다. 효과적인 치료와 재활로 부상 부위는 완전히 다 나았다. 하지만, 아직 실전감각이 완전치 않다. 이승엽 스스로도 "젊을 때는 스윙 스피드가 빨리 회복됐지만, 나이가 들면서 원활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이승엽의 부진에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도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

홍성흔은 9타수 무안타다. 1차전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는 경우가 유독 많았다. 하지만 2차전에서도 침묵이다. 양팀 사령탑이 두 선수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긴 쉽지 않다. 이승엽은 그동안 수차례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터뜨렸다. 항상 해결사 능력을 입증했던 이승엽이다. 게다가 삼성의 상징적인 선수인 이승엽을 제외한다는 것은 팀 분위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홍성흔 역시 중량감이 있다. 또 승부처에서 침착한 선구안과 타격으로 찬스를 이어주는 경우가 많다. 덕아웃의 사기를 위해서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있다. 하지만 그들이 부진하면, 상대팀 사기는 더욱 올라간다는 부작용도 있다.

또 하나 문제는, 이들을 대체할 카드가 너무 매력적이라는 데 있다.

삼성은 구자욱이 있다. 1, 2차전 모두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페넌트레이스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중고 신인이다. 좋은 타격능력 뿐만 아니라 뛰어난 기동력까지 갖추고 있다. 삼성의 뛰는 야구에 더욱 탄력을 붙일 수 있는 카드다. 류 감독이 말한 "이승엽도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는 여기에 있다. 구자욱이 들어올 경우 1루수 채태인이나 지명타자 이승엽을 제외시켜야 한다. 채태인 역시 그리 좋은 타격감은 아니다. 8타수 2안타. 하지만 1차전에서 2안타를 몰아치면서 팀의 역전승에 기여했다.

두산은 최주환이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4경기에 나서 6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에서 9타수 5안타, 무려 5할5푼6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수비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2루수로 기용하는 것은 단기전에 부담감이 있다. 하지만 장타력과 컨택트 능력을 동시에 갖춘 선수다. 최근 스윙 궤도를 약간 어퍼 스윙으로 바꾸면서 더욱 안정적인 타격을 한다. 몰아치기에 능하기 때문에 기회를 줄 경우 '미친 선수'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미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3안타를 몰아치면서, 두산 대역전극에 기여를 하기도 했다.

미묘한 흐름과 분위기, 그리고 전력의 극대화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복합적 선택. 그래서 매우 까다로운 문제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이승엽과 홍성흔이 존재감을 입증하는 것이다. 그들이 과거 수차례 그랬던 것처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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