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은 바라던 대로 순조롭게 이뤄졌다. 프리미어12 야구 대표팀의 언더핸드 선발 우규민은 이제 정상적으로 출격할 수 있게 됐다. 지난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 대표팀과의 '서울 슈퍼시리즈' 2차전때 타구에 맞아 다신 오른손의 통증은 이제 거의 남아있지 않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7일 오후 일본 삿포로에 위치한 니혼 햄 실내연습장에서 공식 훈련을 가졌다.
우규민이 훈련을 하고 있다.
쿠바와 슈퍼시리즈를 통해 최종 점검을 마친 야구대표팀은 6일부터 일본 훗카이도 삿포로에서 2015 WBSC 프리미어 12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프리미어 12는 8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한국과 일본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일본과 대만에서 21일까지 14일 동안 진행된다. 삿포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1.07.
마무리 치료를 하고, 불펜 투구로 제구력을 미세조정하면 선발 출격의 모든 준비가 끝난다. 예상되는 출격 날짜는 14일. 상대는 멕시코다.
이런 시나리오는 이미 우규민이 처음 다쳤을 때부터 구상됐던 바다. 여러가지 방안 중에서 그나마 우규민과 대표팀에 가장 이상적이었던 스케줄이었다. 5일에 다친 우규민이 6일부터 13일까지 온전하게 8일을 치료와 재활에 전념한 뒤 상태를 회복해 14일 멕시코전에 선발 등판하는 것. 사실 이제와서 우규민을 다른 투수로 교체하는 것도 문제라 김인식 감독을 포함한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우규민의 상태 회복만 기다렸다.
게다가 한국이 속한 B조에서는 그나마 멕시코가 가장 상대하기 쉬운 적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또한 중남미 지역의 타자들은 언더핸드 투수의 공을 상당히 낯설어 한다. 여러 정황상 우규민의 멕시코전 선발 출격은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였다.
일단 계획대로는 다 됐다. 우규민은 대표팀 조대현 트레이닝 코치의 집중적인 관리를 받으며 하루가 다르게 회복해나갔다. 일본과의 개막전 하루 전날인 지난 7일 일본 삿포로에서 진행된 팀 훈련에서 처음으로 캐치볼을 던졌을 때만 해도 통증이 은근히 남아있었다. 당시 우규민은 25m거리에서 40개 정도의 공을 던졌는데, 공을 던지는 것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뭉근하게 손에 남은 통증이 투구시 집중력을 방해할 정도는 됐다. 이걸 빨리 털어내는 게 숙제였다. 집중 관리 속에 이제는 정상적인 컨디션을 회복했다. 대표팀이 할 수 있는 숙제는 다 했다.
하지만 다른 변수가 생겼다. 쉽게 봤던 멕시코가 만만치 않다. 강하다. 특히 타선이 무섭다. 멕시코는 지난 10일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6대4의 역전승을 거두더니 11일에는 한국이 0대5로 영봉패를 당했던 '우승후보 0순위' 일본에 5대6으로 졌다. 일본 선발은 올해 사와무라상 수상자인 마에다 겐타였다. 한국을 무력화시킨 오타니 쇼헤이와는 또 다른 스타일의 최강 선발이다. 하지만 멕시코 타선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일본은 까딱했으면 질 수도 있었다.
이렇게 멕시코가 생각 이상으로 강한 면모를 보여주면서 '우규민 선발투입'의 당초 대표팀 구상에도 살짝 먹구름이 드리워진 듯 하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 이제와서 선수를 교체할 수도 없고, 또 팀내에서 다른 선발을 찾는 것도 무리다. 대표팀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우규민의 컨디션을 좀 더 좋게 만드는 것. 그리고 멕시코에 대한 분석을 좀 더 자세히 하는 것이다. 결국에는 우규민 스스로 이겨내야 할 문제다. 예상대로 선발 투입이 확정된다면, 우규민은 과연 멕시코 타선을 무력화시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