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주년을 맞은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상원고와 성남고의 결승전 경기가 16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4회초 무사 2,3루서 상원고 최석호의 적시타 때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고척돔=김경민 기자 kyugmin@sportschosun.com / 2015.11.16.
대구상원고가 4년 만에 다시 청룡기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상원고는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제70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조선일보사·스포츠조선·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성남고와의 결승전에서 12대2로 완승, 우승을 차지했다. 상원고는 지난 2011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4년 만에 다시 청룡기를 품었다. 전신 대구상고 시절을 포함하면 역대 6번째 청룡기 우승의 감격을 맛보게 됐다.
공-수 모두에서 상원고가 성남고를 압도한 경기. 시작은 성남고가 좋았다. 1회 나란히 득점 찬스를 날린 양교. 2회말 성남고가 선취점을 냈다. 성남고는 상대 선발 이진석을 상대로 선두타자 오승현이 2루타로 출루했고, 희생번트로 1사 3루 찬스를 만들었다.
상원고 박영진 감독은 여기서 승부수를 꺼내들었다. 아껴뒀던 에이스 전상현을 조기 투입했다. 전상현은 유격수 황경태의 송구 실책으로 3루주자 득점을 허용했지만, 상대 1번 강타자 김재윤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에이스가 등판하자 경기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3회초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발빠른 1번타자 이동훈이 안타와 상대 실책으로 2루까지 출루했고, 희생번트로 3루까지 내달렸다. 그리고 황경태가 이동훈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유격수 땅볼로 실책을 만회했다.
불안불안하게 상원고 강타선을 막던 성남고 1학년 선발 좌완 하준영이 4회부터 급격히 흔들렸다. 커브 각이 좋고 제구가 안정적이었지만, 130㎞가 넘지 않는 직구 구속으로는 상원고 타선을 막을 수 없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8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던 하준영은 4회 2실점, 5회 3실점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상원고 선수들의 컨택트 능력과 빠른 발을 이용한 도루에 당황해 위기 상황을 이겨내지 못했다.
그렇게 점수차가 벌어졌다. 상원고 에이스 전상현은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성남고는 1-6으로 밀리던 5회말 상대 실책에 편승해 1점을 따라갔지만, 이어진 찬스에서 3번 김성협-4번 정택순이 연달아 삼진을 당하며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았다.
이후 완전히 주도권을 잡은 상원고 타선이 우승을 자축하는 안타쇼를 펼쳤다. 3회부터 9회까지 매이닝 득점을 만들어냈다. 그렇게 경기는 12대2 상원고의 대승으로 마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