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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2015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이 7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11회말 2사 만루에서 윤석민이 상대 실책을 유도해 경기를 끝내고 있다. 목동=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15.1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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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의 빈 자리는 누가 메울까.
넥센 히어로즈는 내년 시즌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팀이다. 홈구장부터 목동이 아닌 고척돔이다. FA 삼총사 이택근 손승락 유한준의 거취도 불분명하다.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는 이미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고, 새 외인 타자 영입이 눈 앞이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박병호다. 현재 에이전트가 미네소타 트윈스와 연봉 협상 중으로 조만간 도장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최소 500만 달러 이상이 유력한 상황. 박병호는 프리미어12가 끝나는 대로 미국으로 건너가 협상을 마무리한다. 이후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이상이 없다면 입단 공식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박병호는 2011시즌 트레이드로 넥센 유니폼을 입고 올 시즌까지 186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595경기에서 타율 3할8리 650안타 523타점 453득점을 기록했고, 장타율은 6할3푼2리, 출루율은 4할1푼7리다. 기본적으로 이런 타자의 공백 메우기란 불가능하다. 그는 최근 2년 연속 50홈런 고지를 밟은 거포다. 타점도 100개 이상씩 꾸준했다. 비거리도 엄청나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의 매해 홈런 평균 비거리는 121m 정도, 박병호는 123.9m다. KBO리그 내에서 타선수와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타자다.
하지만 넥센은 누군가 그런 박병호의 자리를 대체해야 한다. 구단 내부적으로는 박병호가 거둔 성적의 절반만 기록해도 대만족이라는 평가. 어차피 넥센은 내년부터 팀 색깔이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한 방에 의존하는 대포 군단이 아닌 소총 부대, 또는 적극적으로 기동력 야구를 펼치며 게릴라 작전을 펼칠 공산이 아주 크다. 염경엽 넥센 감독도 세밀함으로 승부하기 위한 전략과 작전을 이미 구상하고 있을 테다.
일단은 윤석민이 유력한 1루수 후보다. 외국인 타자의 포지션이 변수가 될 전망이지만, 이변이 없는 한 윤석민이 풀타임으로 1루 베이스를 지킬 것이다. 윤석민은 2013년 말 장민석과의 1대1 트레이드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발 빠른 외야수가 필요한 두산, 한 방 능력을 갖춘 내야수를 원한 넥센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이후 그는 지난해 99경기에서 타율 2할6푼7리에 10홈런 43타점을 기록했다. 올해는 108경기에서 24홈런 71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어냈다. 규정 타석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자신의 이름 석자를 확실히 알린 한 해였다.
올 시즌만 해도 윤석민은 '백업 주전'이라고 불렸다. 1,3루에 박병호, 김민성이 버티고 있는 탓에 선발 출전 기회가 적을 뿐, 언제든 전광판에 이름을 올릴 선수라는 얘기다. 그는 한 때 언더핸드 투수에 약했지만, 어느 순간 약점을 완벽히 극복했다. 주자가 있을 때(0.343)나 득점권(0.337)에서 높은 타율을 기록하면서 상대 배터리가 껄끄러워 하는 오른손 타자로 이미지를 얻었다. 다만 오른손 투수에게 약한 게 흠이다. 상대 타율이 2할4푼9리밖에 되지 않는다. 이 부분만 극복한다면 작금의 넥센 사정상 그가 1루수를 맡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다.
여기에 하나 더, 윤석민이 주전으로 도약한다면, 강지광이 그가 해 온 역할을 내년 시즌 할 전망이다. 강지광은 박병호 못지 않은 파워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몇 차례 부상으로 고꾸라졌다. 지난해 십자인대 파열, 올해 손목 부상에다 오른 무릎 부상까지 당했다. 수술을 마친 뒤 현재 가고시마 캠프에서 훈련 중인 그는 아직 주전은 아니지만, 뚝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팀 장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임무가 막중하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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