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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좌익수는 사실상 확정이다. 문제는 타순이다.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는 두산 시절 늘 중심 타자였다. 3번 또는 4번에 위치해 클러치능력을 뽐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볼티모어와 계약하자 현지에서는 1번 타자 후보라는 전망이 나왔다. 좀처럼 삼진 당하지 않는 유형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지난 시즌 톱타자로 나선 매니 마차도의 파워와 능력은 1번보다 중심 타자에 가까웠다. 그는 162경기에서 타율 0.286 35홈런 86타점 20도루를 기록했다. 4번 크리스 데이비스 앞 뒤에서 찬스를 연결하거나 이어받아 타점 수확이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8일(한국시각) 볼티모어의 올 시즌 선발 라인업을 전망하면서 김현수를 2번 타자 좌익수로 예상했다. 이 매체는 마차도-김현수가 테이블 세터를 형성하고 애덤 존스(중견수)-데이비스(1루수)-마크 트럼보(지명타자)-맷 웨이터스(포수)-조나단 스쿱(2루수)-J.J. 하디(유격수)-다리엘 알바레즈(우익수) 순으로 타석에 설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수 입장에서는 반가운 전망이다. 빅리그 첫 해부터 톱타자를 맡는 건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일단 시즌 초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동안 접하지 못한 구속과 구위, 국내보다 덜 날아가는 공인구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이럴 때 1번으로 나선다면 스트레스가 극심할 수 있다. 2번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타격도 중요하지만 주자의 진루를 돕는 역할이 우선시 된다.
어쨌든 테이블세터로 거론되는 건 현지에서 그만큼 선구안과 출루율을 인정하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다. 김현수는 지난해 101볼넷을 얻는 동안 삼진은 63개였다. KBO리그 통산 출루율은 0.406.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도 이날 C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볼넷을 얻는 능력, 삼진을 당하지 않는 능력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팀 출루율 0.307로 이 부문 24위에 그친 타선에 김현수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