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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제춘모 투수코치를 보면, 항상 유쾌한 기운이 가득하다. 호남형의 외모에 뛰어난 입담까지 자랑한다.
20일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SK 베이스 캠프인 구시가와 구장에서 만난 제 코치는 "재미로 시작한 건데, 일이 너무 커졌다"며 미소를 지었다.
궁금한 게 너무 많았다. 일단, 이 방송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그래도 기획은 할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것도 없다. 그냥 순간순간 말하고 끝낸다"고 했다.
'방송의 간격도 없냐'고 하자 "물론이다. 그냥 생각날 때 찍는다"고 했다.
'그럼, 한마디로 '막방'이냐'고 하자, 제 코치는 박장대소를 하면서 "맞다. 그렇다. 막방이다"라고 동의했다.
순간적인 애드리브가 프로 방송인 뺨을 친다. 예를 들어 SK 투수 박종훈과 찍을 때 '퐁당퐁당'이라고 순간적인 '디스'를 하기도 했다. 공의 위력은 리그 최정상급이지만, 제구와 경험이 부족한 박종훈. 지난 시즌 선발로 나섰을 때 극과 극의 경기력을 선보여 생긴 별칭이 '퐁당퐁당'이다.
제 코치는 "그냥 막 나오는 거다. 그것 뿐만 아니라 '반갑구만. 반가워요' 이런 것도 애드리브다"라고 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9편을 찍었다. 그 중 제 코치는 "정영일 문광은과 함께 찍은 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당시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함께 쓴 세 사람은 SNS '좋아요 1000개'를 외치며 의기투합하기도 했다.
오키나와에 들어온 지 9일째. 마춘텔 오키나와 편이 19일에야 공개됐다.
제 코치는 "훈련 스케줄과 피칭 스케줄을 짜느라 시간이 없었다"며 "엊그저께 하나 찍었다. 우린 1분30초 안에 모든 방송이 다 끝난다. NG가 없다. 있을 수 없는 시스템이다. 최 정 방에 들이닥쳐서 찍었는데, 아래 쪽을 살짝 비추면서 '옷은 좀 입고 찍자'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당시 최 정은 팬티 차림이었다.
코치로서 방송을 찍는 불편한 시선은 없을까. 제 코치는 "일단 이해를 잘해주신다. 감독님은 '지난 번에 쌍 라이트(박정배 박창민 컨디셔닝 코치) 찍었더라'며 웃어주시기도 했다"며 "1분 30초면 다 끝나기 때문에 그렇게 큰 부담은 없다. 캠프가 워낙 장기간 지루하다 보니까, 이젠 선수들도 재미있어 하는 것 같다"며 "힘든 훈련 속에서 코치들도 엄격할 때는 엄격하고, 웃을 때는 함께 웃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투리가 나오니까 방송이 더 재미있는 것 같다'고 하자 "이제는 좀 더 표준어를 많이 쓰려고 해요오~"라고 얌전히 인터뷰를 마쳤다. 오키나와(일본)=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