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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지금 맞아야 합니다."
이처럼 각 구단 코칭스태프나 전력분석팀은 주축 투수들의 캠프 기록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오히려 페이스를 끌어 올리고 투구수를 늘려갈 동안 느긋하게 기다린다. 왜일까.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페이스. 통상 베테랑들은 "너무 빨리 페이스를 끌어올리면 안 된다. 그러다 보면 좋았던 감이 정작 정규시즌 때 뚝 떨어진다"는 말을 자주 한다. 이대호(시애틀)도 소프트뱅크 시절 실전에서 거푸 삼진을 당해도 표정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너무 잘 치면 더 안 좋다. 아시잖아요"라고 웃을 뿐이었다. 외국인 선수라고 다를 게 없다. 스피드, 컨디션 등은 모두 시범경기, 정규시즌에 맞춰야 한다. 캠프는 쇼케이스장이 아닌, 말 그대로 전지훈련지다.
각 구단이 선수의 문제점, 습관을 파악하려는 의도도 있다. KBO리그도 메이저리그, 일본 야구 못지 않은 정보 싸움이 치열하다. 전력분석 팀 능력에 한 해 농사 성패가 달려있다. 그런데 타구단에서 이미 우리 선수의 투구 습관을 알아챘는데, 정작 소속 팀에서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캠프에서부터 투구 영상을 녹화한다. 곧장 세밀한 분석에 들어간다. 그리고 만약 새 외국인 투수가 연속 안타를 맞았다면, 변화구가 잇따라 장타로 연결된다면, 과연 특별한 습관이 있는지 미리 파악하게 된다.
미야자키(일본)=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