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4번 타자의 현주소, '믿고쓸' 슬러거가 부족하다

기사입력 2016-03-14 08:11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10일 울산구장에서 열렸다. 5회초 1사 1루 삼성 최형우가 2루타를 치고 있다.
울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3.10/

미국에서 전지훈련 중인 NC다이노스와 kt 위즈의 연습경기가 21일 캘리포니아 샌 버나디노의 산 마누엘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NC 테임즈가 8회초 선두타자로 출전해 중월 솔로포를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샌 버나디노(캘리포니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16.02.21/

2015시즌을 마치고 박병호(미네소타)와 김현수(볼티모어)가 빅리그로 이적했다. KBO리그는 강력한 4번 슬러거 2명을 잃은 셈이다. 그 빈 자리는 누군가로 메워진다. 하지만 똑같거나 그 이상의 경기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한 팀에서 4번 타자의 역할은 중요하다. 타순 4번은 단순히 네번째 타자가 아니다. 팀 타선에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 상대 투수진으로부터 가장 심한 견제를 당한다. 4월 1일 페넌트레이스 개막을 앞두고 현재 KBO리그 10개팀의 4번 타자 현주소를 알아봤다.

믿고 쓸 수 있는 팀=삼성 NC

삼성 최형우와 NC 테임즈는 가장 믿고 쓸 수 있는 4번 타자다.

최형우의 경우 삼성이 지난해까지 페넌트레이스 5연패를 이루는 과정에서 붙박이 4번 타자였다. 내구성이 뛰어나고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게 최대 장점이다. 전문가들은 "최형우의 경우 부상만 없다면 매해 30홈런과 100타점 이상을 해줄 수 있다"고 평가한다.

2015시즌 정규시즌 MVP 테임즈도 검증을 마친 강타자다. 파워와 정교함 그리고 빠른 발까지 갖춘 '몬스터'다. 지난해 이미 '40홈런-40도루'를 달성했다. 성실할 훈련 자세와 KBO리그 적응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올해 부진할 가능성은 적다. 역시 다치지만 않는다면 40홈런, 120타점, 40도루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 FA 박석민(5번 타자)의 합류로 시너지 효과까지 볼 수도 있다.

나쁘지는 않지만 최고라고 보기는 어려운 팀=한화 롯데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9일 대전구장에서 열렸다. 2회말 한화 김태균이 우익수앞 안타를 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3.09/
한화 김태균과 롯데 아두치도 힘과 세기를 동시에 갖춘 강타자들이다. 하지만 둘은 홈런 보다 중장거리 타구를 많이 생산한다. 특히 김태균의 경우 4번 타자로는 치명적으로 홈런수가 부족한 단점을 갖고 있다. 일본 지바 롯데에서 돌아온 후 한 시즌 30홈런 이상을 쳐본 적이 없다. 방망이의 정교함에 비해 큰 것 한방으로 분위기를 바꿀 해결 능력에서 최형우 테임즈에 비해 떨어진다.


아두치는 올해로 KBO리그 2년차다. 지난해 여러 타순(1번, 3번, 4번 등)을 옮겨다니면서 타율 3할1푼4리, 28홈런, 106타점의 훌륭한 성적을 냈다. 그렇다고 4번 타자로 검증이 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아직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고 4번 타자로 한 시즌 전체를 소화하지 않았다. 베이스 러닝이 공격적이라 부상의 위험도 갖고 있다.

시즌 중 한번은 골치가 아플 수 있는 팀=LG SK kt 두산 넥센 KIA


19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야구장에서 열릴 삼성-KIA 연습경기에 앞서 삼성 최형우와 KIA 나지완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키나와=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2.19.
삼성 NC 한화 롯데를 제외한 나머지 6팀은 4번 타자 때문에 지도자들이 한 번은 고민할 수 있는 상황이다. 요즘 시범경기에서 나름의 4번 타자들을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파괴력과 내구성, 경험 등을 고려할 때 합격점을 주기에는 부족한 면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LG는 이병규(등번호 7번)와 히메네스 둘 중에서 4번 타자를 낙점할 예정이다. 양상문 감독은 이병규가 맡아주길 기대하면서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플랜 B도 고려하고 있다. 이병규는 잔부상으로 내구성이 떨어진다. 히메네스는 파워가 약하다.

SK는 정의윤, 새 외국인 타자 고메즈, 박정권 등이 후보다. 정의윤은 지난 시즌 중반 LG에서 이적해 가능성을 확인시켜주었다. 하지만 정의윤도 4번 타자로 한 시즌 전체를 뛰어본 적이 없다. 상대 투수들의 집중견제를 이겨내면서 긴 시즌을 버틸 수 있을 지가 물음표다. 변화구에 약점을 보인 고메즈는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kt는 마르테 김상현 유한준 이 3명 중에서 4번 타자를 선택해야 한다. 셋 다 힘은 넘치지만 4번 타자로서의 무게감은 떨어진다.

두산은 새 외국인 타자 에반스, 넥센도 KBO리그가 처음인 대니돈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아직 둘다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그렇다고 실망할 단계도 아니다. 불확실한 건 분명하다.

KIA는 나지완이 4번 타자를 맡는게 가장 이상적인다. 그런데 나지완은 아직 프로에서 한 시즌 30홈런과 100타점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특히 2015시즌엔 타율 2할5푼3리, 7홈런, 31타점으로 4번 타자와는 거리가 먼 성적을 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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