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시즌 초반 위기 상황이 심상치 않다. 16일 현재, 2승10패로 최하위에 처져 있다. 반복되는 선발진의 붕괴 현상과 그에 따른 불펜 투수들의 소모적인 연투, 그리고 속출하는 실책과 타선의 결정력 부족 현상이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 상태라면 현재보다 미래가 더 우려된다.
|
팀 운영의 전권을 쥐고 있는 김 감독으로서는 어떻게든 문제 해결책을 만들어내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74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밤잠을 잊은 채 고민을 거듭했고, 야구장에 나와서도 쉼없이 선수들을 가르쳐왔다. 하지만 그런 고민의 시간이 정작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게 더 큰 불행이다.
|
그러나 그의 생각이 언제나 100% 정답일 수는 없다. 또 이론적으로 맞다고 해도 현실에서 선수들에게 적용될 경우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아이디어에 공감하고 움직이는 선수와 수동적으로 지시만을 따르는 선수가 보여주는 퍼포먼스의 질은 결코 같을 수 없다.
따라서 이 변수를 줄이고 이상적인 생각이 제대로 현실화되게 하려면 '공감대 형성 과정'이 있어야 한다. 그런 공감대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문제 해결에 관한 자신의 생각과 지향점을 밝히고, 함께 힘을 낼 수 있도록 독려하거나, 협조를 구하는 과정에서 형성될 수 있다. 현재 한화에 부족한 면이 바로 이런 과정인 듯 하다.
어떤 면에서는 지금이야말로 한화가 제대로 된 반전을 시도할 수 있는 적기다. 아직 채 12경기 밖에 치르지 않은 시즌 초반이다. 앞으로도 132경기나 남아있다. 조금씩 승수를 늘려간다면 앞선 팀과의 격차를 충분히 줄일 수 있다. 게다가 지금부터 돌아올 전력들도 꽤 많다. 에이스인 에스밀 로저스를 필두로 윤규진과 이태양 심수창 송신영 등이 컴백을 기다린다. 이런 시기에 적극적으로 팀내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얼마든지 긍정적인 진화가 이뤄질 수 있다. 힘을 제대로 모을 수 있다면, 한화 이글스의 반등은 충분히 가능하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