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많은 한화, 다잡은 경기 수비가 그르쳤다

기사입력 2016-04-19 22:37


한화 이글스 정우람. 정우람은 19일 부산 롯데전서 3-1로 앞선 8회말 등판해 2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기록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한화 이글스가 다잡았던 경기를 놓쳤다. 5연패를 끊을 수 있었지만, 수비가 발목을 잡았다.

한화는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연장 10회 끝에 3대4로 역전패를 당했다. 7회까지 3-1로 앞서 있던 한화는 8회와 9회 한 점씩 내준 뒤 3-3이던 연장 10회말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무릎을 꿇었다. 최근 6연패.

마무리 정우람이 8회말 마운드에 올라 선두 손아섭과 김문호를 처리하며 가볍게 아웃 카운트 2개를 올렸다. 이어 아두치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은 정우람은 최준석을 땅볼로 유도하며 이닝을 마치는 듯했다. 그러나 유격수 강경학이 공을 뒤로 빠트리는 바람에 2루주자 아두치가 홈을 밟았다. 한 점차로 쫓긴 한화는 9회말 결국 동점을 허용했다. 강민호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은 뒤 박종윤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정 훈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리며 강민호를 불러들였다. 강민호의 타구는 비교적 짧은 거리였지만, 깊은 수비를 하고 있던 한화 우익수 장민석이 앞으로 달려나와 몸을 날리며 공을 잡는 바람에 강민호의 득점을 막지 못했다.

이어 연장 10회말 등판한 박정진은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좌측 펜스 상단을 때리는 3루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다. 좌익수 최진행이 펜스를 맞고 나오는 타구를 쫓지 않고 놔두는 사이 손아섭이 3루까지 내달렸다. 한화 벤치는 김문호와 아두치를 연속 고의4구로 내보내며 만루 작전을 펼쳤다.

이어 투수를 송창식으로 교체했다. 송창식은 대타 김주현을 중견수 짧은 플라이, 황재균을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잘 잡았지만, 강민호에게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결승점을 내줬다.

7회까지는 올시즌 들어 한화 경기 가운데 가장 고급스럽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내용이 좋았다. 올시즌 처음으로 1군에 오른 심수창은 선발로 나가 5⅓이닝 동안 2안타를 맞고 1실점했다. 5회말까지 무안타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던 심수창은 6회 안타 2개로 한 점을 내준 뒤 2-1로 앞선 1사 1,2루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구수는 82개, 볼넷은 3개였다. 심수창은 올시즌 한화 선발투수 가운데 송은범과 마에스트리에 이어 세 번째로 5회 이상을 소화했다.

이어 6회 1사 1,2루서 마운드에 오른 권 혁은 최준석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에 몰렸으나 황재균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추가실점을 막았다. 권 혁이 7회 1사 2루에 몰리자 윤규진이 마운드에 올랐다. 정 훈을 초구에 사구로 내보낸 윤규진은 대타 손용석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냄과 동시에 2루주자 강민호의 귀루를 막으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마무리 정우람을 내고도 리드를 지키지 못해 패배가 더욱 뼈아팠다.

이용규의 두 차례 호수비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이용규는 2-1로 쫓기던 6회말 1사 만루서 황재균의 빗맞은 플라이를 앞으로 전력으로 달려나와 몸을 던져 잡아내며 실점을 막았다. 7회 1사 1,2루서는 손용석의 타구를 역시 전력질주한 뒤 몸을 던져 잡아냈다. 롯데측에서 합의판정을 요구했을 정도로 손용석의 타구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한 이용규의 글러브에 힘겹게 걸렸다.

이날 한화 선수들은 단체로 삭발하고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삭발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선수단의 단체 행동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방식이지만 한화 선수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승리가 간절했다. 한화는 최근 연패 과정에서 선수단 내부의 갈등설까지 흘러나왔다. 승리가 보이는 듯했던 경기 후반, 결정적인 수비 실책이 경기를 그르치고 말았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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