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쉰 정재훈-이현승, 두산 롯데에 설욕하나

기사입력 2016-05-20 12:40


두산 베어스 투수조 최고참 정재훈(왼쪽)과 조장 이현승. 스포츠조선 DB.

두 명의 핵심 불펜 투수가 연이틀 등판하지 않았다. 잠실에서 맥없이 3연패로 물러난 두산 베어스가 롯데 자이언츠에 설욕할 찬스다.

두산은 19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8대3으로 승리했다. 효자 외인 더스틴 니퍼트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등판하지 못했으나, 야수들이 KIA 왼손 양현종을 공략했다. 140㎞ 후반대의 직구를 어렵지 않게 뿌리던 양현종은 4~5회 급격히 무너졌다. 두산은 6연승, KIA는 3연패다.

이 과정에서 필승조를 아끼는 소득도 올렸다. 선발 진야곱이 3이닝 3실점으로 물러난 뒤 4회부터 홍영현, 이현호, 윤명준, 오현택, 강동연이 차례로 출격해 나머지 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기대 이상의 피칭 내용. 당시 김태형 감독은 타이트 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정재훈, 이현승을 내보내려 했으나, 어린 투수들이 '형님'들에게 휴식 시간을 줬다.

이는 일주일 전과 사뭇 다른 경기 내용이다. 두산은 11일 인천 SK 와이버스전에서 8회초까지 7-0으로 앞섰다. 외국인 투수 보우덴이 7이닝 5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8회말 등판한 오현택이 4명의 타자에게 3안타를 맞고 흔들렸다. 불펜이 갑자기 바빠질 수밖에 없었고, 진야곱은 물론 계획에 없던 정재훈, 이현승까지 등판해야 했다. 당시 두산 관계자는 "고참 2명을 아낄 수 있었는데…"라고 한참을 아쉬워했다.

그러나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던 오현택은 19일 다시 8회 마운드에 올라 제 몫을 다했다. 까다로운 2명의 오른손 타자 김주찬, 나지완을 범타로 처리하는 등 1이닝 1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그러자 나머지 투수들도 KIA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하며 벤치에게 믿음을 심어줬다. 그렇게 두산은 정재훈과 이현승이 연이틀 휴식을 취한 상태로 20~22일 롯데와 싸울 수 있게 됐다.

두산은 앞서 롯데와의 홈 3연전에서 충격적인 싹쓸이 패를 당했다. 6일 0대7, 7일 0대5, 8일 11대17이었다. 두산은 올해 잠실에서 13승1무6패 호성적을 거두고 있는데, 6패 중 3패가 롯데에 당한 것이다. 장원준-니퍼트-허준혁이 차례로 출격해 1승도 건지지 못한 건 의외였다. 그래서 선수들은 이번 원정 3연전을 내심 기다렸다. '1강' 체제의 두산이 상대전적에서 밀리는 유일하 팀이 롯데, 또 1승도 거두지 못한 팀이 롯데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는 정재훈, 이현승이 푹 쉬었다. 정재훈의 경우 앞선 잠실 게임에서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아예 출전 명단에서 빠졌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이현승 역시 기본적으로 롯데전에 자신이 있는데다 체력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는 지난해 롯데전에 7경기 등판해 5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찍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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