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있지만, 머릿속에서는 '혹시나'하는 걱정이 밀려온다. 최근 무서운 뒷심으로 탈꼴찌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한화 이글스의 상황이다. 자칫 어렵게 만든 상승 분위기가 흩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피어난다. 이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면 특별한 대책이 있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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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부터는 안정을 찾는 듯 했다. 구속이 146㎞정도로 향상됐고, 인터벌도 예전처럼 짧아졌다. 3자 범퇴로 깔끔하게 2회를 마쳤다. 하지만 잠시 뿐이었다. 3회들어 다시 문제가 생겼다. 선두타자 이승엽에게 안타를 맞은 뒤 최형우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박한이와 10구 승부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이 시점에서 로저스는 직접 벤치쪽에 사인을 보내 교체를 요청했다. 한화 구단측은 "투구시 오른쪽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낀 로저스가 교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로저스는 교체 이후 아이싱을 마친 뒤 다시 덕아웃으로 돌아와 밝은 표정을 지으며 그라운드에서 싸우는 동료들을 위한 특유의 열정적인 응원을 9회까지 이어갔다. 이런 장면을 보면 심각한 부상까지는 아닌 듯 하다.
하지만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 로저스의 팔꿈치 상태는 정밀 검진 이후에 더 정확히 알 수 있다. 큰 부상이 아닐 수도 있지만,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완전 배재할 수 없다. 분명한 건 로저스의 팔꿈치가 현재 100% 건강하지는 않다는 점이다. 로저스는 지난 2월 스프링캠프 도중 팔꿈치에 통증이 생긴 바 있다. 그래서 구단은 이후 로저스를 특별관리 해왔다. 시즌 개막 이후에도 계속 재활운동을 시키며 팔꿈치 상태를 향상시키는 데 주력했다. 결국 로저스는 5월8일 수원 kt전(5⅓이닝 9안타 5실점 패)에 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때문에 이런 로저스가 혹시라도 팔꿈치에 계속 문제를 호소할 경우 한화는 상승 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 한화 역시 이런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로저스가 지난 5월29일 대전 롯데전에서 완투승을 따낸 후 로테이션을 약간 조정해 5일 휴식을 준 것이다. 127구를 던진 피로를 5일 동안 덜어낼 수 있게 나름의 배려를 했지만, 이걸로는 부족했던 듯 하다. 때문에 향후 로저스에 대해 좀 더 특별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로저스가 또 빠진다면 한화는 다시 깊은 침체기로 접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