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승세의 한화, 지금은 낙엽도 피해야 한다

기사입력 2016-06-13 11:32


'낙엽'도 피해가야 한다. 무조건 조심하는 게 상책이다.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21일 대전구장에서 열렸다. 6회말 무사 한화 김경언이 kt 조무근의 투구에 맞아 교체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5.21/
한화 이글스가 드디어 '10위' 꼬리표를 떼어냈다. 지난 4월7일 이후 68일만에 벌어진 드라마같은 반전이었다. 5월 하순, 정확히는 5월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을 기점삼아 한화는 '무서운 팀'이 됐다. 이후 열린 16경기에서 13승3패, 승률 8할1푼3리의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어느 특정 선수의 맹활약만으로 이뤄진 결과가 아니라 전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게 고무적이다.

하지만 아직 만족할 단계는 아니다. 여전히 순위는 가장 낮고, 승패 마진은 5할 기준 -10승이나 된다. 최악의 침체기에서 간신히 벗어나 겨우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었을 뿐이다.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또 그 길에 어떤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 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지금 한화에 가장 중요한 건 '신중함'이다. 구체적으로는 선수들이 부상을 최대한 경계해야 한다. 이런 시기에 나오는 부상은 개인 뿐만 아니라 팀 전체의 사기와 전력을 크게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제대를 코앞에 둔 말년병장들처럼 "떨어지는 낙엽도 피해야 한다"는 말을 한화 선수들이 금과옥조로 삼을 필요가 있다.

물론 지금 한화의 상승세가 어느 특정 선수의 맹활약 덕분에 생긴 건 아니다. 전체적으로 힘이 붙은 게 사실이다. 심지어 외국인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가 팔꿈치 통증으로 빠져있음에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선수 한 두명이 빠진다고 해서 크게 전력이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낙관론은 절대 금물이다. 선수단의 전력은 매우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주전급 선수의 부상 이탈은 공격과 수비 뿐만 아니라 라인업 구성과 경기 중반 이후 여러 작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의 팀 구성을 유지하는 게 지금으로서는 가장 베스트 시나리오다. 16경기에서 13승의 놀라운 성적을 만들어낸 전력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체 불가 자원'들의 부상은 철저히 조심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정근우와 이용규의 테이블세터진, 그리고 중심타자인 김태균과 로사리오다. 이 선수들이 빠지면 대체할만한 선수가 없다. 특히 이들 중 가장 걱정되는 인물이 바로 이용규다. 워낙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스타일이라 늘 부상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규가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은 역시 사구에 의한 부상이다. 늘 배터박스 가장 안쪽에 붙어서 타격을 하는 데다 스윙을 할 때 오른쪽 다리를 홈플레이트 안쪽으로 휘저으며 타이밍을 잡는 스타일이라 사구의 위험이 크다. 투수들이 던지는 몸쪽 승부구에 맞기 십상이다. LG 트윈스와의 지난 주말 3연전에서도 이용규는 2번이나 몸에 공을 맞았다.


이용규는 지난해에도 사구로 종아리 근육 파열상을 입어 긴 시간 고생한 적이 있다. 또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손목에 사구를 맞아 다쳤다. 이런 안좋은 기억이 있는 만큼 이용규는 더욱 사구에 대한 경계심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이건 다른 타자들에게도 전부 해당된다. 이미 지난 5월21일 kt전에서 김경언이 사구에 의한 부상을 당해 현재까지 재활 중이다. 이런 모습이 다시 나오면 안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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