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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좋지 않다. 최근 1승9패라는 성적에서 알 수 있다. 투타 밸런스가 엉망이다.
투구수는 103개.
수비진의 지원이 미흡했다. 사실 완투 페이스였다. 삼성 타자들은 전혀 박종훈의 공에 대해 반응하지 못했다. 많이 고전했다.
3회 7번 김정혁에게 첫 안타를 내줬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후속타자 이지영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SK의 약한 타격과 함께 박종훈의 컨디션이 범상치 않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종훈은 실점하지 않았다. 김상수를 2루수 앞 땅볼로 잡아낸 뒤 배영섭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5회가 문제였다. 제구가 살짝 흔들렸다. 선두타자 박한이에게 몸에 맞는 볼.
하지만 백상원을 삼진으로 처리한 뒤 김정혁을 유격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전형적인 병살타 코스. 그런데 유격수 헥터 고메즈가 2루수 김성현에게 악송구를 했다. 결국 이닝이 끝나야 될 장면이 1사 1, 3루의 위기상황으로 변했다.
박종훈에게 정신적 타격이 있을 수 있는 실책이었다. 최근 SK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단적인 장면.
하지만 박종훈은 예상보다 훨씬 더 강인했다. 김상수를 삼진으로 처리한 뒤 배영섭마저 삼진, 결국 실점없이 위기를 극복했다. 악성실책을 이겨낸 의미있는 장면이었다. 더욱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호투였다.
7회 또 다시 위기를 맞았다. 2사 후 김정혁에게 볼넷, 그리고 이지영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포수 이재원이 공을 빠뜨리면서 2사 2, 3루의 동점 위기를 맞았다. 이 수비 역시 약간 아쉬웠다. 김태완에게 볼넷. 결국 박종훈은 여기까지였다. 구원투수 채병용이 배영섭을 2루수 앞 땅볼로 처리, 박종훈의 실점은 발생하지 않았다.
SK의 흔들리는 수비는 확실히 팀 분위기를 갉아먹고 있다. 마운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이날 박종훈의 무실점 호투는 이런 악재까지도 극복했다. 완투 페이스가 7회 교체라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박종훈의 경기력은 확실히 인상적이었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