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창원 빈볼 논란에 벤치클리어링

기사입력 2016-06-21 22:15


SK와 LG의 2016 KBO 리그 주중 3연전 첫번째 경기가 2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5회말 LG 류제국과 투구에 맞은 SK 김강민이 난투극을 벌이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6.21/

투수의 공이 타자쪽으로 향했을 때 빈볼 논란이 자주 발생한다. 공을 맞았거나 맞을 뻔한 타자는 투수가 고의로 자신을 향해 던졌다고 확신한다. 반면 투수들은 몸쪽으로 공을 던지려다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항변한다. 이러한 양측의 다른 시선이 감정과 격하게 만날 때 다툼으로 번지고 이로 인한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한다.

공교롭게도 400만명 돌파를 앞둔 21일 인천과 창원에서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인천에선 LG 트윈스 선발 투수 류제국(33)과 SK 와이번스 김강민(34)이 사구에 이은 주먹 다짐까지 하는 격렬한 다툼으로 동반 퇴장당했다. 둘의 충돌은 LG가 7-4로 앞선 5회말 발생했다. 선발로 나와 승리 투수 요건을 앞둔 류제국이 첫 타자 김강민에 던진 공이 김강민의 왼쪽 옆구리를 강타했다. 류제국이 던진 몸쪽 공에 김강민이 피하려 했으나 맞고 말았다. 김강민은 앞선 3회 동점 투런포를 날렸지만 상황을 보면 류제국이 굳이 고의로 김강민을 맞힐 가능성은 별로 없어보였다.

문제는 류제국이 사과의 제스처를 하지 않은 데 있었다. 김강민은 맞은 뒤 아픈 표정을 지으며 1루로 뛰어가다 투수쪽을 본 뒤 방망이를 던진 후 "왜" "왜"라고 말하며 달려간 후 먼저 주먹을 날렸다. 류제국도 "왜" "왜요"라고 맞서다 김강민의 주먹에 주먹으로 맞대응했다.

둘의 몸싸움이 시작된 후 양 팀의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LG와 SK 선수들이 뛰어나와 두 선수를 떼어놓았다. 그걸로 충돌은 일단락됐다.

나광남 주심은 두 선수를 퇴장 조치했다. 양상문 LG 감독과 김용희 SK 감독이 항의했지만 퇴장 결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류제국은 4이닝 5안타(2홈런) 2볼넷 2탈삼진으로 4실점했다. 류제국은 아웃카운트 3개를 잡지 못해 승리 투수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김강민은 이날 2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SK 구단 관계자는 "김강민이 다쳤던 부위에 맞았다. 또 류제국이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하지 않아서 기분이 안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강민은 류제국 보다 나이로 1년 선배다.


창원에서 열린 NC 다이노스-한화 이글스전에서는 타자가 맞지 않았음에도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다. 6회말 한화 선발 송은범(32)이 NC 박석민(31)에게 던진 공이 박석민의 등뒤로 날아왔고, 이를 빈볼로 해석한 박석민이 송은범에게 다가가면서 양팀 선수들이 모두 뛰쳐나와 벤치클리어링이 생긴 것.

상황은 6회말 2사후에 일어났다. 타석에 서서 초구를 맞을 준비를 하던 박석민은 채 준비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송은범이 던지려 하자 곧바로 타석에서 뒤로 물러섰다. 이를 본 송은범은 공을 바깥쪽으로 마치 캐치볼 하듯 천천히 던졌다. 마치 강광회 주심이 타임을 인정한 것으로 생각한 듯했다. 그런데 실제로 강 주심은 아무런 콜을 하지 않았다. 타임을 부르지 않았으니 인플레이고, 즉 송은범의 초구는 볼이 됐다.

송은범의 2구째가 박석민의 등 뒤로 날아들었다. 박석민에겐 두번째 공이 빈볼로 생각할만했다. 초구때 박석민의 제스쳐가 오해를 하게 만들어 볼이 됐고, 이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박석민에게 위협구를 던진 것처럼 보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박석민은 항의하며 송은범에게 다가갔고, 송은범 역시 박석민 쪽으로 걸어가 일촉즉발의 상황이 발생했다. 양팀 덕아웃의 선수들도 모두 뛰쳐 나왔다. NC 포수 용덕한이 송은범을 막아섰고, 다른 선수들이 박석민을 막으며 불상사는 생기지 않았다.

박석민과 송은범은 감정을 추스르는 시간을 조금 가진 뒤 볼카운트 2B에서 재대결을 펼쳤다. 송은범이 박석민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6회말을 끝냈다.

그런데 곧이은 7회초 NC의 바뀐 투수 최금강이 1사후 정근우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져 다시 긴장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한화의 몇몇 선수들은 덕아웃 앞으로 걸어나오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도. 한화 김성근 감독이 강 주심에게 직접 빈볼이 아니냐는 항의를 했으나 강 주심은 빈볼로 인정하지 않았고, 다행히 아무일 없이 경기가 진행됐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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