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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상대를 의식했던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 전자를 중심으로 한 재계 라이벌 구도가 스포츠까지 이어졌다. 요즘도 프로농구 창원 LG 세이커스와 서울 삼성 썬더스가 맞붙으면, 양팀 모두 신경을 바짝 곤두세운다. LG와 삼성, 두 그룹의 간판 스포츠인 프로야구는 더 했다. 오랜시간 양팀은 선수 트레이드도 하지 않았다. 그만큼 상대와 엮이는 걸 부담스러워 했다.
시즌 종료 후 양팀은 나란히 구단 체제를 정비했다. 팀 분위기를 쇄신 차원에서 삼성은 단장, 감독은 한꺼번에 교체했다. 정규시즌 5연패를 이끌었던 류중일 감독과 재계약 포기는 또 다른 사건이었다. LG도 이달 초 선수 출신인 송구홍 운영총괄에게 단장을 맡겨 변화 의지를 나타냈다. 물론, 구단 사상 첫 선수 출신 단장이다.
그런데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인 스토브 리그에서, 또 두 팀의 발걸음이 크게 엇갈린다. '핵심투수' 차우찬의 선택이 LG, 삼성를 둘러싼 분위기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삼성이 계약조건까지 공개하며 애타게 매달렸던 차우찬의 최종 선택지는 라이온즈가 아닌 트윈스였다. 삼성이 앞서 LG에서 FA(자유계약선수)가 된 언더핸드스로 투수 우규민을 영입해 선수를 '주고받은 모양새'가 됐지만,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크게 기운다. 삼성으로선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결국 벌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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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내년 시즌이 궁금해 진다.
삼성은 외부 FA 우규민, 이원석을 영입하면서, 투타의 핵심 자원 최형우 차우찬을 잃었다. 2선발과 4번 타자가 빠져나갔다. 아무리 뜯어봐도 전력 보강 요인을 찾기 어렵다. 새 출발을 앞두고 있는 김한수 신임 감독은 지휘봉을 잡자마자 시험대에 오른 기분일 것이다. 내년 시즌 LG, 삼성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