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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1루수 다린 러프(31)는 KBO리그 10개 구단 외국인 타자 중 가장 늦게 계약했다. 오키나와 전지훈련이 진행중이던 지난 2월 17일 계약서에 사인하고, 다음날 팀에 합류했다.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 타점왕 출신인 마우로 고메즈와 계약이 무산되면서 삼성이 서둘러 선택한 카드다. 김한수 감독이 구단에 요청했던 장타력을 갖춘 우타 1루수 자원이다. LA 다저스 스프링캠프 시작 직전에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 새 팀 동료들보다 페이스가 다소 늦었다.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삼성도 외국인 타자에게 바라는 건 30홈런-100타점 이상이다. 홈런 타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러프는 꼭 터져줘야할 타선의 핵이다. 한때 KBO리그 최강 타선을 자랑했던 삼성은 지난해 홈런 갈증에 목이 탔다.
러퍼는 지난 1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 1회 첫 타석에서 시범경기 첫 홈런을 신고했다. 2사 2루에서 상대 좌완 구창모가 던진 몸쪽 141km 직구를 때려 좌월 2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6경기, 18타석 만에 나온 첫 장타다. 러프는 이날 2루타를 추가해 3타수 2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새 얼굴들의 가능성은 살펴보는 과정인 시범경기. 출전 경기 모두 4번 타자로 나선 러프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21일 KIA 타이거즈전까지 7경기 중 5경기에서 안타를 때렸다. 23타수 6안타, 타율 2할6푼1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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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수 감독은 러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 감독은 "타석에서 차분하고 선구안이 좋은 것 같다. 한방을 노리는 큰 스윙을 하지 않고 착실하게 상대 투수 공을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파워가 뛰어나지만 힘을 앞세운 스윙 대신 적응을 위해 착실하게 준비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김 감독은 "러프를 4번 타자로 이미 확정했다. 새로운 리그에서 무리없이 적응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시범경기이기에 섣불리 이번 시즌 기대치까지 말하긴 어렵다. 다만, 러프가 새 팀 삼성, KBO리그를 진중하게 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러프는 지명타자와 1루수를 오가고 있다. 김 감독은 이승엽과 러프를 번갈아가며 1루수로 활용할 생각이다.
스프링캠프 인터뷰에서 러프는 "홈런과 2루타같은 장타를 때릴 수 있다. 또 좌중간, 우중간 여러 방향으로 타구를 날릴 수 있다. 장타력을 자신한다. 투수가 던지는 공에 잘 대응한다는 것도 장점이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