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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감독, 힘 잃은 에이스 주 권 어떻게 볼까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4-12 07:29


11일 오후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kt 위즈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렸다. 넥센 신재영과 kt 주권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힘차게 투구하고 있는 주권.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04.11

과연 김진욱 감독은 주 권의 미래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까.

kt는 11일 넥센 히어로즈전까지 9경기를 치르며 7승2패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와 공동 선두. 꼴찌 후보 팀이 가장 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니 기쁜 일이다. 그러나 딱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 바로 '토종 에이스' 주 권이다.

kt 돌풍의 원인은 선발 안정이다. 돈 로치-정대현-라이언 피어밴드 1-2-3선발 투수가 2경기씩을 던지며 모두 호투했다. 정대현과 피어밴드는 2경기 2승이다. 로치도 1승이지만, 나머지 1경기 팀이 이겼다. 여기에 5선발 고영표가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승리를 따냈다.

그런데 2패를 기록한 경기 패전투수는 모두 주 권이었다. 4일 두산 베어스와의 홈 개막전 투수로 영광스러운 등판을 했지만 4이닝 7피안타 2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고, 11일 넥센전에서는 4⅓이닝 10피안타(2홈런 포함) 9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두산전의 경우 2실점이기에 눈에 보이는 기록으로는 크게 나빠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매이닝 위기를 넘긴 투구였다. 두산 타자들의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영향도 있었다.

냉정히 봤을 때, 2경기 주 권의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넥센전 직구 최고구속은 143km를 찍었지만, 대부분 130km대 중후반에 그쳤다. 구속보다는 공 끝의 힘과 제구다. 주 권이 지난 시즌 초 좋은 활약을 보였던 건, 140km 초반대 구속에도 힘있는 공이 낮게 깔려 타자들을 괴롭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2경기 주 권의 공은 평범한 수준이었다. 제구가 완벽해도 상대를 압도하기 힘든데, 공이 높게 몰리니 물오른 넥센 타자들을 이겨낼 수 없었다. 넥센 타자들은 120km대 주 권의 밋밋한 변화구를 계속해서 받아쳤다. 결국 직구에 자신이 없으니, 계속해서 변화구 승부를 들어갈 수밖에 없었는데 한계가 있었다.

사실 이런 조짐은 시범경기부터 있었다. 3월23일 넥센과의 시범경기에서 16피안타(3홈런 포함) 15실점을 기록했다. 주 권은 당시 경기에 대해 "공부가 됐다. 큰 문제는 없었다. 정규시즌 최고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었다. 그러나 좋지 않은 기운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주 권은 프로 2년차이던 지난해 초 깜짝 활약으로 일약 kt의 '토종 에이스'로 성장했다. 하지만 호락호락하지 않은 프로의 세계, 여름부터 급격하게 힘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땅한 선발 요원이 없는 kt 팀 사저앙 주 권은 계속해서 로테이션을 지켰다. 체력은 떨어져도, 경기를 치르며 운영 능력 등을 키울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 체력 저하 여파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았는지, 잘던질 때의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금 구위라면 다가올 경기들에서도 힘든 여정이 예상된다.

올시즌부터 새롭게 팀을 이끌고 있는 김 감독은 투수 출신 전문가다. 주 권이 현재 어떤 상태인지 누구보다 잘 알 수밖에 없다. 과연 현재 상황 주 권에게 완벽히 몸을 다시 만들 시간을 주는 게 맞는지, 아니면 스스로 이겨낼 수 있도록 믿음을 보일 것인지 조기 결정할 시기가 온 듯 하다. 다른 선발투수들이 모두 잘 던지는데 혼자만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어린 투수에게 정신적 압박일 수 있다. 그렇다고 2경기 후 선발에서 탈락되면 받을 수 있는 정신적 충격도 있어 어려운 문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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