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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의 명성이 흐려졌다. 하지만 최후의 승자는 NC 다이노스였다.
지난해에도 넥센전 강세는 계속됐다. 2경기에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1.20. 15이닝을 던지면서 실점은 2점 뿐이었다. 올 시즌에는 지난 5월 11일 7이닝 2실점으로 잘 던지고도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을 떠안으며 연승 행진이 끊겼지만, 변함 없이 강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원정인 고척에서의 성적도 좋다. 지난해 고척에서 처음 등판한 해커는 당시 8이닝 무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고, 올해에도 현재까지 2번 등판해 패전 없이 1승만 기록 중이다.
또 6회말에도 1사 2,3루 위기 상황에서 김민성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5실점째 했다. 5실점은 해커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실점 타이 기록이다.
그러나 팀의 승리는 지켰다. 천적으로 불릴 만큼 압도적인 투구는 아니었을지라도 이번엔 승운이 따르면서 해커를 도왔다. 제프 맨쉽이 빠져있는 상황에서 해커의 존재감은 특별하다. NC는 불펜 의존도가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팀이다. 젊은 국내 선발 투수들의 안정감이 떨어지다보니 불펜 투수들이 소화해야 하는 이닝이 많다. 자연스럽게 과부하가 걸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더더욱 해커가 등판하는 날에는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그래서 이날 승리가 더 특별하다. 해커가 흔들려도 동료들이 끝까지 리드를 지켜냈기 때문이다. 선두권팀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1승이었다.
고척=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