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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미래에 KIA 타이거즈의 최형우에게 야구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몇장면 꼽으라면 바로 지금이 꼭 들어갈 것 같다.
최다득표자로 발표됐을 때 좋다는 말로도 표현이 안되는 기분을 느꼈다고. "너무 좋았다. 뭔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다른 좋은 기분이었다. 나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이렇게 드러나게 나를 좋아해준다는 것을 처음 느껴서 감격스러웠다"라며 자신에게 투표해준 팬들께 고마움을 표했다.
1차집계 때부터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처음 1위에올랐을 때 끝까지 1위를 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는지 첫 주에 축하문자를 받았을 땐 지인들에게 1주일 한것 가지고 축배를 든다고 오히려 타박을 했었다고. 최종집계에서 1위를 한 뒤 축하문자엔 고마움을 표했다고 웃음.
최고 인기 선수가 된 김에 MVP인 미스터 올스타에 도전해볼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그냥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뿐이다. 야구를 하면서 뭔가 상이나 MVP를 노리고 한 적이 없다"며 손사래. 올스타전인데 한번 노려봐도 되지 않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웃으며 "노려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MVP 노려보고 싶습니다"라며 올스타전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시즌이 끝난 뒤 4년간 100억원이라는 역대 FA 최고액에 계약할 때만해도 '거품'논란이 있었지만 지금 최형우에게 그런 말을 하는 이는 없다. 오히려 성공적인 외부 FA 영입이란 찬사가 따라온다.
4일 현재 타율 3할6푼7리(2위), 19홈런(공동 4위), 74타점(1위), 62득점(2위) 104안타(공동 3위), 출루율 4할7푼4리(1위), 장타율 6할7푼1리(2위) 등 타격 8개부분에서 도루를 제외한 7개 부분에서 1위 2개 포함 모두 5위 이내 들어있다. KIA가 최강 타선을 구축한 것은 4번에서 중심을 잡은 최형우의 활약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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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팀이 바뀐 상황에서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것에 동료들에게 고마움으르 표시했다. 최형우는 "처음엔 긴장도 하고 설렘반, 걱정반으로 왔었는데 처음부터 팀 분위기가 너무 편하게 해줬다"라고 했다. "아무리 베테랑이라고 해도 새 팀이라 쭈뼛할 수도 있었는데 옆에서 먼저 와서 도와줘서 처음부터 벽이 없었다. 그래서 내 맘대로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최형우는 최근 팀의 연속경기 두자릿수 득점 행진에도 맹활약 중이다. 7경기 동안 타율 6할(30타수 18안타)에 2홈런 19타점을 올렸다. 최형우는 이런 몰아치기에 대해 "타격이 사이클이 있어 슬럼프가 있으면 몰아칠 때도 있다. 이전까지 몰아치는 게 없어서 '미치고 싶다', '몰아치고 싶다'라고 말했었는데 지난주에 그게 됐다. 이제 몰아치기가 나왔으니 또 슬럼프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웃었다. 지난 1일 잠실 LG전서 9회초 1사 2,3루서 3번 버나디나가 고의4구로 나가고 자신에게 타석에 돌아온 것에 대해서는 "난 진짜 좋았다. 난 자존심이 없다. 그냥 내 앞에 (주자가)꽉차있다는 느낌이 나를 흥분시켰다. 2아웃도 아니고 1아웃이었다. 외야플라이만 쳐도 점수를 올릴 수 있어서 '고맙습니다'하고 타석에 들어갔다"라고 했다. 최형우는 우익선상 2루타로 2타점을 올렸다.
KIA의 연속경기 두자릿수 득점 행진에 대해 최형우도 믿지 못하겠다고 했다. "나도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이 플레이하는 것을 보면 어떻게 표현이 안된다. 그냥 너무 잘한다고밖에 표현이 안된다. 계속 살아나가고 홈에 들어오고…. 어이가 없기도 했다. 결론은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잘한다이다. 팀 전원이 이렇게 잘하는 것은 처음본다"며 웃었다.
최형우는 4일 인천 SK전서도 1회초 2타점 3루타, 2회초 스리런포로 팀의 15대6 대승에 크게 기여했다. 사이클링 히트 가능성이 있었으나 이후 타석에선 볼넷 1개와 두번의 범타에 그쳤다. 최형우는 "어려운 3루타와 홈런을 치니 사이클링히트가 의식됐지만 역시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는게 야구인 것 같다"며 웃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