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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더 흥미진진한 올스타전을 볼 수 있을까.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KBO리그 올스타전이 열린다. 참가 선수들은 일찌감치 정해졌고, 세부 행사 계획과 시상 내역도 확정됐다. 이제 즐길 일만 남았다.
그런데 오래 전부터 올스타전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팬들이 뽑은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그런데 왜 그런 것일까. 이유를 단적으로 말하면 '재미'가 없어서다. 올스타전도 명색이 시합인데, 시합다운 치열함이 느껴진지 오래다.
물론, 현장의 입장도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니다. 한 감독은 "즐기자는 무대에서 다치면 선수 개인에게나, 팀에게나 얼마나 큰 손해인가. 부상 없이 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투수쪽 걱정이 크다. 올스타전 직전 실전을 치르고 온 선수도 있고, 직후 경기에 등판 스케줄을 받아든 선수도 있다. 롯데 자이언츠 손승락은 올스타전 참가를 못하다고 발표하고 12일 그날 경기에 등판했다. 관리를 하는 것이다. 전반기 쉼없이 달려온 선수들도 짧은 브레이크 기간 쉬지 못하는 게 힘들 수 있다.
그래도 팬들은 연습 배팅볼 던지듯 던지는 투수들의 공을 올스타전에서 보고싶어하지 않는다. 팀이 아니라 오직 자동차에 집착하는 탐욕 스윙도 마찬가지다. 현장에서 조금 더 치열하게 경기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오래 전부터 나온 얘기가 메이저리그 방식이다. 메이저리그는 승리팀 리그에 월드시리즈 홈 어드밴티지를 준다. 엄청난 메리트다. 결국, 야구를 하는 현장이 이득을 취할 수 있어야 동력이 생긴다. 하지만 KBO리그는 단일 리그로 이와 비슷한 어드밴티지를 주기 힘들다. 같은 올스타팀에 있는 두 팀이 한국시리즈에 나간다면 상황이 애매해진다. 포스트시즌 어드밴티지를 주기 위해서는 확실한 제도적 준비가 필요하다.
차선책으로 이듬해 개막전 개최 어드벤티지를 생각해볼 수도 있다. 승리한 올스타팀 소속 5팀이 다음해 홈 개막전을 치르는 것이다. 구단이나 팬들에게는 매우 좋은 선물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에 대한 욕구가 느껴질 지에 대한 한계가 있다. 감독들이나 선수들은 개막전 경기를 홈이든, 원정이든 크게 가리지 않는다.
상금을 올리는 것도 방법이다. 이번 올스타전은 승리팀에게 3000만원을 수여한다. 각종 이벤트 대회에도 1200만원이 걸려있다. 물론 적지 않은 돈이지만, 쉬지 못하고 팬들을 위해 고생하는 선수들이 보상을 더 받을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해 보인다. 물론, 돈이나 상품이 아니라 팬들을 위한 순수한 마음에서 나오는 경기력이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것이기는 하다.
기자들도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무조건 홈런, 안타수 등 기록만 보고 MVP를 뽑는 게 아니라 팀이 승리를 하는 과정 정말 중요한 활약을 한 선수 또는 패한 팀이어도 팬들을 위해 정말 가치있는 플레이를 한 선수에게 소신껏 투표를 해야 지금의 경기 문화가 바뀔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