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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은 2010년 롯데 자이언츠 투수코치를 역임한 바 있다. 그때 롯데 주축 선발 중 한 명이 조정훈이었다.
하지만 포크볼을 과도하게 던지는 바람에 팔꿈치 부상이 생겼다는 게 양 감독의 진단이다. 양 감독은 "그때 정훈이에게 따끔하게 한마디 한 적이 있다. 포크볼을 너무 많이 던지는데 위험하다고 말해줬다"면서 "그런데 잘 고쳐지지 않았다. 내가 '초구도 포크볼, 원스트라이크에서도 포크볼, 직구는 언제 던질거냐. 그 좋은 포크볼이 살려면 직구를 던지다 결정적일 때 쓰는게 좋다'고 조언해 줬다"고 했다.
그러나 조정훈은 당시 양 코치의 뜻을 이해하면서도 실제 투구는 달라진 게 없었다고 한다. 결국 무리가 왔고, 기나긴 부상 공백을 감수해야 했다. 양 감독은 "140㎞대 중반의 직구가 그때도 아주 좋았다. 볼카운트가 유리해도 포크볼, 불리해도 포크볼을 던지길래 한마디 한건데 잘 고쳐지지 않더라"며 "아무래도 유혹을 떨쳐버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포크볼이 원래 그렇다"고 말했다.
조정훈은 전날(2일) 경기에서 2-2 동점이던 9회 2사후 등판해 연장 10회까지 던졌다. 4-2로 앞선 10회말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내주고 3실점하며 결국 패전을 안고 말았다. 양 감독 입장에서는 귀중한 승리였지만, 옛 제자 조정훈이 무너지는 모습이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조정훈이 복귀 후 양 감독이 보는 앞에서 던진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