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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은 옛말이다. 양현종은 이제 행운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7회초 2루타와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지만, 2사 1,2루에서 박석민을 내야 땅볼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양현종은 총 투구수 90개를 기록한 후 불펜 투수들에게 마운드를 물려줬다.
KIA 타선은 8이닝 동안 숱한 찬스에도 대량 득점까지는 하지 못했다. 1점씩 총 4점을 뽑는데 그쳤다. 그러나 양현종에게는 충분했다. 리드가 끝까지 지켜지면서 시즌 17승을 신고했다. 팀 동료인 헥터 노에시와 다승왕 경쟁 중인 양현종은 이날 승리로 헥터(15승)보다 2승 더 앞서 나가게 됐다.
지난해까지 양현종은 활약도에 비해 승운이 없는 투수였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유독 승수 쌓기가 힘들었다. 개막 후 첫 승을 거두기까지 8경기가 소요됐고, 2승까지 또 6경기가 필요했다. 결국 가까스로 10승을 채운 것에 만족해야 했다. 타자들도 '에이스'의 승리를 챙겨주기 위해 양현종 등판일에 더 긴장하며 경기에 임했지만, 역효과를 불러올 뿐이었다. 의식을 하다보니 경기가 더 안풀리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는 분명히 다르다. 팀도 신나게 선두를 질주하고 있고, 승에 대한 의식이 훨씬 줄어들면서 부담이 없어졌다. 헥터와의 자연스러운 경쟁 체제도 개인적, 팀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다.
광주=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