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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의 KIA,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9-17 21:23



"큰 의미가 있는 하루였다."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이 시즌 80승 선착에 대해 밝힌 소감이다.

KIA가 정규시즌 우승 도전 8부 능선을 넘은 듯 보인다. KIA는 17일, 1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연전을 쓸어담았다. 17일 첫 번째 경기 17대3 대승으로 80승 고지를 밟았고, 기세를 몰아 81번째 승리까지 따냈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역사상, 한 시즌 81승은 최다승 타이 기록이다. 기록 경신은 시간 문제다.

2연승을 거둔 KIA는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7'로 줄였다. 11경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5승6패만 거둔다고 해도 안정권이라고 볼 수 있는 게, 이 경우 2위 두산 베어스가 남은 8경기에서 7승을 거둬야 한다. 지금까지 80승 고지를 선점한 14개팀이 있었는데, 100% 정규시즌 우승을 했다.

김 감독 입장에서는 우승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1차 목표였던 80승 정복이 매우 값졌다. 이유가 있었다.

김 감독은 KIA 사령탑 부임 첫 해였던 2015년 67승77패를 기록했다. 당시 KIA는 정규시즌을 7위로 마감했다. 지난해에는 70승1무73패를 하며 5위로 가을야구를 했다. LG 트윈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승1패를 기록해 탈락했지만, 불리한 상황에서 1승을 따냈다. 2차전에선 김호령의 투혼 수비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 감독은 "지난해 70승을 했는데, 올해는 10승 더해 80승을 하면 가을야구에 안정적으로 진출할 것 같았다. 그래서 1차 목표를 80승으로 정했다. 목표를 달성해 의미가 있었다. 조계현 수석코치님과 지난날을 돌아보며 자축을 했다. 힘들었던 시간이 많이 생각났다. 그런데 우리만 기뻤는지 선수들은 당연하다는 듯 생각하더라"며 웃었다.

지난 2년간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도 힘들었지만, 올해 1위를 지키는 과정은 더욱 힘겨웠다. 김 감독은 종종 "따라가는 게 힘든 건줄 알았는데, 지키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몰랐다"고 했다. 특히, 최근 불펜 부진으로 충격적인 역전패가 속출해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김 감독은 "고통이 없을 수 없었고, 웬만한 건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잘 참고 있는데, 조금 많이 고통스럽기는 하다"며 슬쩍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물론, 80승 목표 달성으로 끝이 아니다. 하루 빨리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어야 하고, 또 한국시리즈에서 결실을 맺어야 한다. 김 감독은 "몇 승까지 할 지는 모르겠지만, 남은 경기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우리가 진짜 이뤄야 할 목표는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까지 오는 데는 팬들께서 많이 찾아주시고, 보이지 않는 힘을 주신 덕"이라고 말하며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KIA라는 팀이 이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확실한 팀 컬러를 가진 끈끈한 팀으로 변신했다. 과연 김기태 감독의 KIA는 어디까지 멈추지 않고 질주를 할까. 타이거즈가 이렇게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광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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