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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의미가 있는 하루였다."
2연승을 거둔 KIA는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7'로 줄였다. 11경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5승6패만 거둔다고 해도 안정권이라고 볼 수 있는 게, 이 경우 2위 두산 베어스가 남은 8경기에서 7승을 거둬야 한다. 지금까지 80승 고지를 선점한 14개팀이 있었는데, 100% 정규시즌 우승을 했다.
김 감독 입장에서는 우승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1차 목표였던 80승 정복이 매우 값졌다. 이유가 있었다.
김 감독은 "지난해 70승을 했는데, 올해는 10승 더해 80승을 하면 가을야구에 안정적으로 진출할 것 같았다. 그래서 1차 목표를 80승으로 정했다. 목표를 달성해 의미가 있었다. 조계현 수석코치님과 지난날을 돌아보며 자축을 했다. 힘들었던 시간이 많이 생각났다. 그런데 우리만 기뻤는지 선수들은 당연하다는 듯 생각하더라"며 웃었다.
지난 2년간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도 힘들었지만, 올해 1위를 지키는 과정은 더욱 힘겨웠다. 김 감독은 종종 "따라가는 게 힘든 건줄 알았는데, 지키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몰랐다"고 했다. 특히, 최근 불펜 부진으로 충격적인 역전패가 속출해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김 감독은 "고통이 없을 수 없었고, 웬만한 건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잘 참고 있는데, 조금 많이 고통스럽기는 하다"며 슬쩍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물론, 80승 목표 달성으로 끝이 아니다. 하루 빨리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어야 하고, 또 한국시리즈에서 결실을 맺어야 한다. 김 감독은 "몇 승까지 할 지는 모르겠지만, 남은 경기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우리가 진짜 이뤄야 할 목표는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까지 오는 데는 팬들께서 많이 찾아주시고, 보이지 않는 힘을 주신 덕"이라고 말하며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KIA라는 팀이 이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확실한 팀 컬러를 가진 끈끈한 팀으로 변신했다. 과연 김기태 감독의 KIA는 어디까지 멈추지 않고 질주를 할까. 타이거즈가 이렇게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광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