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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결산] '굿바이 2017' NC, 드러난 불펜 야구 한계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10-22 02:45


2017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과 NC의 경기가 21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열렸다. 5대 14로 패배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된 NC 선수들이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창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10.21.

잔치는 끝났다. NC 다이노스의 내년 대권 도전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NC 김경문 감독은 2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이 끝난 후 "잘 준비해서 내년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NC의 2017시즌이 이렇게 끝났다. 정규 시즌을 4위로 마치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SK 와이번스를 단판 승부르 꺾고,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 자이언츠까지 제치고 다시 두산과 마주했지만 역부족이었다.

1차전 승리를 거둘 때까지만 해도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아픔을 설욕하는듯 했다. 하지만 역시 정규 시즌 4위팀이 대권에 도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미 포스트시즌을 10경기나 치른 NC 선수들은 지친 것이 역력히 눈에 보였다. 뜨거웠던 가을의 기억은 이제 뒤로하고, 2018시즌을 새롭게 준비할 시기가 왔다.

▶신진 세력 발굴 성공

시즌전 기대치에 비해 최종 성적이 아쉬울지 몰라도, 분명히 성과가 있었던 시즌이다. 무엇보다 신진 세력들이 다시 한번 눈도장을 찍었다. 정규 시즌에서는 장현식이 선발진의 한 축으로 자리잡으며 '국내 에이스'의 가능성을 엿보게 했고, 구창모 역시 NC 핵심 좌완이 될 만큼 성장했다.

이호준이 은퇴하지만 세대 교체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군 제대 후 합류해 준플레이오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내야수 노진혁이나 리그 정상급 외야 수비를 보여준 김준완이 주인공이다. 포수 박광열과 신진호도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지만 포스트시즌 전 경기를 지켜보며 김태군 군 입대 다음을 기약하게 했다.

재능이 보이는 젊은 선수들에게 과감한 기회를 주는 김경문 감독 스타일 야구가 NC 세대 교체의 신호탄이 된 셈이다.


2017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과 NC의 경기가 21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열렸다. 6회초 2사 1,2루서 두산 오재일에게 우중간 3점 홈런을 허용한 NC 이민호가 아쉬워하고 있다.
창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10.21.
▶드러난 불펜 야구 한계점


하지만 다음 시즌 최대 과제는 단연 선발진 재정비다. NC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가 바로 외국인 '원투펀치'였다. 에릭 해커를 중심으로 강력한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을 앞세워 불펜과 하모니를 이뤘다.

이민호 원종현 임창민 등이 지키는 NC 불펜은 여전히 A+급이다. 다만 이번 가을야구를 통해 불펜 야구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제프 맨쉽이 부진하자 기둥 한 축이 와르르 무너졌다. 젊은 선발 투수들도 경험 부족으로 압도적인 공을 못 뿌리는 가운데, 해커 혼자 버티기에는 힘에 부쳤다.

NC는 리그에서 불펜 의존도가 가장 높은 팀이다. 올 시즌 10개 구단의 선발 투수가 소화한 이닝이 평균 769⅓이닝이고, 선발이 가장 좋았던 LG 트윈스는 무려 824이닝에 달했다. 하지만 NC는 697이닝으로 최하위다. 그만큼 불펜 투수들이 책임진 이닝이 많았다는 뜻이다.

물론 누구보다 선발에 목마른 사람은 김경문 감독이다. 김 감독은 누누이 국내 선발 에이스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올해 잠재력을 터뜨린 장현식이나 플레이오프 4차전 깜짝 선발로 나선 정수민, 강속구 좌완 구창모 등이 기대대로 착실하게 자리잡아 줘야 NC도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

▶2인자의 한(恨)을 풀고싶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앞두고 "2등만 한 사람의 가슴앓이는 누구도 모를 것"이라고 했다. 한국시리즈 준우승만 4차례 한만큼 우승에 대한 열망이 당연히 크다.

김경문 감독은 NC의 초대 감독이다. 창단부터 팀 구성, 성장까지 함께 했기 때문에 NC에서 자신의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일군다면, 더이상 이룰 것이 없을만큼 완벽한 커리어를 갖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우승을 할 수 있을만큼 강한 전력을 갖추는 것이 최우선이다. 올해 NC는 장단점을 극명히 드러냈다. 내년에는 김경문 감독의 묵은 한을 풀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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