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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는 끝났다. NC 다이노스의 내년 대권 도전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신진 세력 발굴 성공
시즌전 기대치에 비해 최종 성적이 아쉬울지 몰라도, 분명히 성과가 있었던 시즌이다. 무엇보다 신진 세력들이 다시 한번 눈도장을 찍었다. 정규 시즌에서는 장현식이 선발진의 한 축으로 자리잡으며 '국내 에이스'의 가능성을 엿보게 했고, 구창모 역시 NC 핵심 좌완이 될 만큼 성장했다.
재능이 보이는 젊은 선수들에게 과감한 기회를 주는 김경문 감독 스타일 야구가 NC 세대 교체의 신호탄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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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음 시즌 최대 과제는 단연 선발진 재정비다. NC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가 바로 외국인 '원투펀치'였다. 에릭 해커를 중심으로 강력한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을 앞세워 불펜과 하모니를 이뤘다.
이민호 원종현 임창민 등이 지키는 NC 불펜은 여전히 A+급이다. 다만 이번 가을야구를 통해 불펜 야구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제프 맨쉽이 부진하자 기둥 한 축이 와르르 무너졌다. 젊은 선발 투수들도 경험 부족으로 압도적인 공을 못 뿌리는 가운데, 해커 혼자 버티기에는 힘에 부쳤다.
NC는 리그에서 불펜 의존도가 가장 높은 팀이다. 올 시즌 10개 구단의 선발 투수가 소화한 이닝이 평균 769⅓이닝이고, 선발이 가장 좋았던 LG 트윈스는 무려 824이닝에 달했다. 하지만 NC는 697이닝으로 최하위다. 그만큼 불펜 투수들이 책임진 이닝이 많았다는 뜻이다.
물론 누구보다 선발에 목마른 사람은 김경문 감독이다. 김 감독은 누누이 국내 선발 에이스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올해 잠재력을 터뜨린 장현식이나 플레이오프 4차전 깜짝 선발로 나선 정수민, 강속구 좌완 구창모 등이 기대대로 착실하게 자리잡아 줘야 NC도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
▶2인자의 한(恨)을 풀고싶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앞두고 "2등만 한 사람의 가슴앓이는 누구도 모를 것"이라고 했다. 한국시리즈 준우승만 4차례 한만큼 우승에 대한 열망이 당연히 크다.
김경문 감독은 NC의 초대 감독이다. 창단부터 팀 구성, 성장까지 함께 했기 때문에 NC에서 자신의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일군다면, 더이상 이룰 것이 없을만큼 완벽한 커리어를 갖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우승을 할 수 있을만큼 강한 전력을 갖추는 것이 최우선이다. 올해 NC는 장단점을 극명히 드러냈다. 내년에는 김경문 감독의 묵은 한을 풀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