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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각)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3이닝 3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타겸업 도전중인 에인절스의 오타니는 그 경기에서 7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커쇼의 커브에 삼진을 당하는 등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물론 구단의 요청이 있었지만 사이영상을 세 차례나 받은 커쇼가 이제 갓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려는 동양인 투수의 면접 부름을 받고 텍사스에서 LA까지 간 자체가 황당한 일인데, 시범경기에서 만나 맞대결을 벌인 소감을 밝혀달라고 했으니 기분좋았을 리는 없다.
메이저리그 시범경기가 4주차에 접어들었다. 대부분의 구단들이 25인 개막 엔트리를 향해 선수들을 추려가고 있다. 커쇼는 올시즌에도 개막전 선발로 나선다. 2011년 이후 8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낙점받았다. 현역 최고의 투수인 커쇼는 개막전 선발 등판을 매우 영예롭게 여기고 있고, 준비 과정에도 소홀함이 없다. 커쇼는 1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시범경기에서 5이닝 동안 5안타 8탈삼진 무실점의 쾌투를 펼쳤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5차례 등판해 14⅔이닝 11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올시즌 부상만 없다면 4번째 사이영상이 유력한 투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지 언론서도 오타니가 마이너리그를 거쳐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MLB.com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궁금한 10가지를 소개하는 코너에서 '오타니가 에인절스의 개막 로스턴에 포함될 것인가?'를 첫 번째 질문으로 던졌다. 기사를 쓴 리차드 저스티스 기자는 '현재로서는 가장 마지막에 해야 할 질문이다. 타석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투구에 관해서는 질문할 게 거의 없다. 오타니는 투타 모두에서 힘든 캠프를 보내고 있고, 에인절스는 그가 메이저리그 적응하는데 있어 마이너리그에서 일정 기간 보내게 하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있음을 검토해야 한다'고 적었다. 부정적인 평가다.
다만 저스티스 기자는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 스즈키 이치로가 시범경기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도 정규시즌서 신인왕과 MVP에 오른 사실을 들어 지금의 오타니에 관해서는 확정지어 예측하기는 힘들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오타니가 일본 프로야구에서 수 년간 에이스 역할을 한 뒤 빅리그에 진출한 마쓰자카 다이스케, 다르빗슈 유, 다나카 마사히로와는 달리 혹독한 적응기를 겪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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