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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기대감은 있었지만, 이 정도로 해주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넥센 히어로즈 좌완투수 김성민의 엄청난 시즌 초반 활약에 팀 안팎에서 감탄이 쏟아져 나온다. 넥센 장정석 감독도 "기대 이상으로 잘 해주고 있다"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이런 장 감독의 생각은 브랜든 나이트 투수코치의 부탁을 들은 뒤 변경됐다. 나이트 코치는 장 감독에게 "지금 1군에 좌완 불펜 요원이 부족한 게 걸린다. 그러니 김성민을 1군에 남겨두고 쓰다가 나중에 (팀 상황에 따라)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도록 하는 게 어떻습니까"라고 장 감독에게 건의했다고 한다. 결국 장 감독은 이런 나이트 코치의 건의를 받아들여 김성민을 개막 엔트리에 올렸다.
결과적으로 이런 계획 변경은 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김성민은 개막 후 4경기에 필승조로 등판해 6이닝 3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를 뽐내고 있다. 벌써 구원승도 2승이나 챙겼다. 팀이 시즌 초반에 거둔 5승 중에 40%가 김성민의 활약 덕분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어 29일 고척 LG전과 30일 대구 삼성전에 걸쳐 연투를 했다. 29일에는 1⅔이닝 1안타 2볼넷 무실점, 30일에는 2이닝 1안타 1볼넷 무실점이었다. 30일 경기에서도 연장 12회초 김민성의 끝내기타가 터지면서 연장 11회부터 나온 김성민이 시즌 두 번째 구원승을 챙겼다. 단순한 운이 아닌, 김성민의 안정적 피칭 덕분에 나온 승리였다.
이제 김성민의 실력에 대한 검증은 끝났다. 남은 건 그가 선발 로테이션에 과연 언제 들어가게 될 것인가다. 물론 이대로 필승 셋업맨 역할을 해도 팀 입장에서는 이득이다. 그러나 돌아가는 상황이 김성민의 선발진 진입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4선발 신재영이 첫 등판에서 3⅔이닝 동안 무려 7실점하며 부진했기 때문이다. 첫 등판이라 속단은 금물이지만, 향후 신재영이 계속 부진할 경우 김성민은 이 자리를 메울 대안 1순위로 평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