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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는 알 수 없다. 결과만 놓고 말하면 모두가 할말이 많아진다. 하지만 '어?'하는 의문을 가진다면 묘수 또는 악수다.
이후 4-4로 팽팽하던 11회말. 삼성은 2사 3루에서 심우준을 자동 고의4구로 거르고 황재균을 선택했다. 심우준을 상대로 김승현의 볼카운트가 3-0까지 몰리자 벤치에서 손가락 4개를 들어보였다(자동 고의4구 표시). 다음 타석에 들어서는 선수는 황재균이었다. 이날도 안타를 기록했고, 전날까지 KT에서 타격감이 가장 좋은 선수였다. 오죽하면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게 하겠다며 김진욱 KT 감독이 1번으로 올렸을까.
결과는 황재균의 우중간 끝내기 안타였다. 맞는 순간 중견수와 우익수가 대충 따라가다 멈췄다. 볼카운트 3-0에서 자동 고의4구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자칫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가다 안타를 맞기라도 하면 그대로 경기가 끝난다. 하지만 9회말에 동점타를 때린 심우준이라 해도 황재균을 능가할만한 존재감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모든 것은 결과론이다. 황재균이 범타로 물러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볼카운트 3-0에서도 승부는 가능하다. 1사 1,3루(이후 1루주자의 무관심 도루로 1사 2,3루)라고 해도 편한 상황은 절대 아니다. 전날 타율 기준으로 심우준은 2할5푼8리, 황재균은 3할3푼1리였다.
결과적으로 삼성은 탈꼴찌에 실패했다. 4연승을 내달렸다면 4월 25일 이후 보름만에 탈꼴찌를 할 수 있었다. 이날 NC 다이노스는 SK 와이번스에 2대6으로 패했다. 여러가지 불운이 겹치고 겹쳤지만 또한번 고비를 넘지 못한 삼성이다.
수원=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