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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은 김광현일까, 메릴 켈리일까.
넥센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외국인 원투펀치 제이크 브리검과 에릭 해커 중 브리검이 22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공을 던졌다. 4일 쉬고 1차전에 투입될 수도 있겠지만, 길게 본다면 그렇게 무리시킬 필요가 없다. 지난 19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던진 해커가 나가면 1-2차전 해커-브리검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
SK 역시 원투펀치는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 토종의 자존심 김광현과 외국인 에이스 메릴 켈리다. 김광현은 철저한 관리 속 제한된 로테이션에서도 25경기 11승8패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했다. 켈리는 28경기 12승7패 평균자책점 4.09를 기록했다. 여름철 계속되는 허벅지 통증으로 애를 먹었으나, 시즌 막판 6경기 중 5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탔다. 나머지 한 경기도 5⅔이닝 무실점 호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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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의 강점은 빅게임 피처라는 것. SK 왕조 시절부터 큰 경기 경험이 많고 늘 중책을 맡았었다. 통산 한국시리즈 8경기 3승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62를 기록했다. 국가대표로서도 살떠리는 경기에서 당차게 공을 뿌렸다.
반면, 켈리는 SK 입단 후 큰 경기 약점을 보였다. 2015 시즌 넥센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팀 두 번째 투수로 나섰지만 3이닝 2실점으로 흔들렸다. 지난해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도 선발로 나서 2⅓이닝 8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특히, 지난해 악몽이 SK의 켈리 선택을 주저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 감독도 트레이 힐만이었다.
1차전 선발은 기선 제압의 의미와 동시에, 4차전 이내로 경기를 마치면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이 된다. 그리고 시리즈가 5차전까지 갈 경우 외나무 다리 승부를 책임져야 하는 선수가 된다. 팔꿈치 수술 후 복귀 첫 시즌인 김광현이 이 일정을 소화한다면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걱정은 생긴다. 공은 던질 때 자신도 모르게 쓰는 힘,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하늘과 땅 차이다.
하지만 상징성, 그리고 켈리의 지난해 악몽 등을 고려했을 때 1차전 선발은 김광현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차전이 쌀쌀한 저녁 경기라면 켈리 카드가 고려될 수 있지만, 1차전과 2차전 모두 주말 낮경기로 치러진다는 점도 김광현에게 힘이 실릴 수 있는 요소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