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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가 마침내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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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SK는 힐만 감독에게 재계약 의사를 전했지만, 힐만 감독은 병환 중인 노모와 가족의 곁에 있고 싶다며 이를 고사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그 어느 것보다 값진 '작별 선물'을 받게 됐다. 힐만 감독은 이날 우승 직후 그간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준 팬들과 자신을 믿고 따라준 선수들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다음은 힐만 감독과의 일문일답.
▶의심의 여지없이 포스트시즌에서 굉장한 경기들을 했다. 영어권에서는 'perseverance(인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데, 우리가 그런 시기를 보냈다.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마다 잘 인내하고 극복해줬다. 그 덕분에 팬들에게 야구를 통해 감사의 인사를 전할 수 있었다.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기분이다. 이 기분을 오래 느끼고 간직하고 싶다.
-6차전을 돌아본다면
▶김광현은 원래 7차전에 선발로 낼 계획이 있었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되면서 김광현을 어떤 상황에 내야 할 지 고민이 됐다. 오늘 경기에서 선수들은 모두 훌륭했다. 선발 켈리도 5회까지 잘 던졌고, 6회 실점이 아쉬웠지만 잘 던졌다. 투수들이 볼넷이나 사구로 주자를 내보낼 때 상황을 잘 살폈어야 했는데, 오늘 두산에 비해 우리가 그런 면에 대처를 잘 못했다.
그래도 투수 코치를 비롯한 모든 코치들이 적절한 타이밍에 준비된 불펜 투수들을 잘 투입했다. 윤희상도 한 타자를 잘 막아줬다. 시즌 내내 나와 많은 소통을 하면서 자료를 분석하고, 대처 매뉴얼을 만든 게 도움이 된 것 같다. 한동민의 결승 홈런도 대단했지만, 최 정의 9회 동점 홈런도 정말 잊을 수 없는 홈런이다.
13이닝이라니. 정말 긴 이닝이었다. 놀라울 정도로 긴 경기였고, 그로 인해 양팀 선수 모두 힘들었을 것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과 코치, 선수들에게 모두 커다란 경의와 존경을 표한다. 특히 김 감독에게 감사하다. 시즌 내내 좋은 관계를 만들었고, 웃으면서 잘 대해준 것이 기억에 남는다.
-SK에서의 지난 2년을 돌아본다면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하고 환상적인 2년이었다. 내가 받아야 할 것 이상으로 하나님이 큰 축복을 주셨다. 팬과 선수, 선수의 가족 모두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가 다 특별했다. 특히 SK 식구들과 보낸 시간들은 순위로 매길 수 없을 정도로 특별했다. 특히나 내 옆에서 통역을 맡아 준 김 민 매니저에게도 고맙다. 이 사람 덕분에 내가 잘 지낼 수 있었다. 취재진 여러분들도 모두 고맙다.
-앞으로 한국에 돌아올 계획이 있나
▶당연히 그렇다. 감독으로 올지는 잘 모르겠지만, 팬이나 프런트 또는 구단주 등 여러 형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의 모든 경험들이 행복했다. 지난 2년간 선수들에게 도전의식을 갖고,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는데 그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