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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이 끝내기' 염경엽 감독 '포기없는 승부수' 통했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9-04-08 07:00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SK가 삼성에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SK 선수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4.07/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9회말 1사 1, 2루에서 SK 나주환이 끝내가 안타를 날렸다. 최정(왼쪽)과 함께 기뻐하고 있는 나주환.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4.07/

이러다 정말 '끝내주는 팀'이 될 판이다. SK와이번스, 올시즌 10승 중 끝내기만 절반인 다섯번째다.

6일 삼성전에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승리한 SK 염경엽 감독은 7일 삼성전을 앞두고 이런 말을 했다. "끝내기 4승이 저한테는 정말 크죠. 시즌 초반 접전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힘든 건 사실입니다. 그나마 우리가 다 이겨서 다행이죠. 만약 졌으면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체력소모가 어마어마하게 컸을 겁니다. 결국 경기를 이기면 에너지 소모가 없거든요."

SK 선수들은 7일 인천 삼성전에서 또 한번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2-2로 팽팽하던 9회말 1사 1,2루. 타석에는 7번 나주환(35)이 들어섰다. 전날에 이은 또 한번의 끝내기 찬스. 벤치는 대타 카드를 쓰지 않았다. 비록 1할대 타율에 머물고 있었지만 나주환의 근성과 경험을 믿었다. 베테랑은 그 믿음에 멋지게 부응했다. 1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삼성 최충연이 던진 바깥쪽 142㎞짜리 직구를 강하게 밀었다. 타구를 따라가던 우익수 구자욱이 포기하는 순간, SK 벤치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올시즌 SK의 5번째 끝내기 안타. 개인통산 5번째 끝내기의 짜릿함을 만끽한 나주환의 이 한방으로 SK는 4연승과 함께 주말 삼성전 스윕을 완성하며 지난 2011년 이후 8년 만에 10승 고지에 선착했다. 염경엽 감독은 "나주환은 덕아웃에서 고참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는데, 오늘은 경기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끝내기 승리 뒤에는 SK 염경엽 감독의 '포기 없는 승부수'가 있었다. 이미 3연승 중이었던데다 주말 3연전 위닝시리즈가 확정돼 있던 상황. 초반 0-2로 뒤졌고 불펜 피로도도 있었지만 염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역전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강하게 밀어붙였다.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SK 김태훈이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4.07/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SK 정영일이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4.07/
경기 중반부터 일찌감치 총력전을 펼쳤다. 선발 박종훈이 4이닝 동안 많은 공(91개)을 던지자 지체없이 필승조를 가동했다. 휴식을 예고한 좌완 김택형을 제외하고 박민호 하재훈 서진용 정영일 김태훈 등 필승조를 모조리 투입해 삼성의 추가점을 봉쇄했다. 5이닝 무실점. 불펜진이 역투를 펼치는 사이 고종욱과 최 정의 솔로포가 터지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불펜 역투가 없었다면 역전승은 불가능 했다. 염경엽 감독이 경기 후 "오늘 5명의 불펜투수가 최고의 피칭으로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고 극찬한 이유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전 이런 말을 했다. "1점 차 승부는 선수가 하는 겁니다. 감독이 1점차 승부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꼭 이겨야겠다고 생각하는 선수가 많은 팀이 결국 이깁니다. 몇명이 이기고 싶어하느냐가 승을 가지고 오는거죠. 어제 최 정 처럼 간절히 이기고자 하는 선수가 우리 팀에 더 많은 겁니다. 어차피 긴 시즌을 치르다보면 어떻게든 이기고 지는 경기가 2/3쯤 돼요. 결국 1점 차 승부인 나머지 1/3에서 몇 승을 할 수 있느냐에 따라 순위가 갈리는거죠."

실제 그랬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치며 SK 선수들은 한단계 업그레이드 돼 있었다. 돈 주고도 못살 그 경험은 무시할 수 없었다. SK 선수들은 흐름을 읽고 기민하게 대처했다. 9회 1사 후 이재원이 안타로 출루하자 대주자 노수광 카드를 꺼냈다. 노수광은 최 정 타석 때 과감하게 2루를 훔쳐 처음으로 불펜 등판한 최충연을 압박했다. 나주환은 "오로지 직구만은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타석에서 결국 직구를 밀어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다.


연일 계속되는 접전 속에 승리를 쌓고 있는 SK. 이기는 경기는 에너지 소모가 없다지만 그래도 너무 긴 접전과 집중적인 불펜 투입이 이어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어느 정도 과부하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 이제 10%쯤 지난 시점, 남은 시즌은 길다.

파죽의 4연승 속에 단독 1위로 올라선 염경엽 감독은 "한주 동안 정말 힘든 경기를 했는데, 이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선수에게 최고의 칭찬을 하고 싶다. 그런데 말로는 표현이 안된다"며 선수들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염 감독과 선수들이 이기려는 의지로 똘똘 뭉쳐 만들어낸 '주말의 향연'이었다.


인천=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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