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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한만성 기자] 류현진(32)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뒤, LA 다저스와의 협상을 앞두고 있던 2012년 11월. 류현진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그를 가리키며 "체형, 체격, 능력을 모두 고려할 때 마크 벌리를 떠올리게 하는 선수"라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블루제이스는 류현진과 4년 8000만 달러(약 928억 원) 계약을 맺었다. 그의 연평균 연봉은 2000만 달러다. 블루제이스에서 류현진에 앞서 마지막으로 연봉 2000만 달러를 받은 선수가 바로 벌리였다. 즉, 2013~2015 시즌 벌리의 활약은 류현진을 향한 블루제이스의 기대치 기준이다.
블루제이스 입단 직전 내셔널리그에서 활약했다는 점도 벌리와 류현진의 닮은점 중 하나다. 벌리는 2012 시즌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활약하며 내셔널리그 무대를 누볐고, 블루제이스로 트레이드된 아메리칸리그에서 2013 시즌 12승 10패, ERA 4.15를 기록했다. 팀은 74승 88패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결국, 벌리는 2015년 15승 8패, ERA 3.81을 기록한 2015 시즌 블루제이스가 무려 2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벌리는 자신의 마지막 시즌이 된 2015년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9이닝당 탈삼진(4.12)이 가장 적은 투수였고, 상대의 타구 비율은 89.1%로 가장 높았으나 여전히 효과적인 활약을 펼쳤다.
블루제이스가 벌리를 영입한 2013년은 올해 67승 95패로 부진한 블루제이스가 류현진을 영입한 현재 상황과 여러모로 닮았다. 블루제이스는 지난 시즌 부진 속에서도 마지막 18경기에서는 보 비셰트(21), 카반 비지오(24),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0) 등 신예 위주로 구성된 타선이 살아나며 12승 6패로 가능성을 엿보였다. 류현진 영입은 구단의 리빌딩 작업에 방점을 찍어줄 카드다.
벌리가 현역 시절 주로 네 가지 구종을 구사하며 다양한 레퍼토리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은 점도 류현진과 상당 부분 흡사하다. 그는 화이트삭스, 말린스에서는 직구, 슬라이더, 커터,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흔치 않은 '5피치 투수'였다. 그러나 그는 블루제이스 입단 후 슬라이더를 레퍼토리에서 제외한 후 커터 비율을 높였다.
류현진 또한 메이저리그 진출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직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한 '4피치 투수'다. 다만, 그는 2016년 이후 어깨 수술 등 잦은 부상을 겪은 후 복귀한 2017년부터는 슬라이더 비율을 현저히 줄이며 이를 커터로 대체하며 레퍼토리 변화를 시도한 끝에 지난 시즌 화려한 부활에 성공했다.
직구 평균 구속이 90마일을 근소하게 넘기는 류현진은 강속구로 상대 타선을 압도하는 투수가 아니라는 점도 벌리와 비슷하다. 벌리의 현역 시절 직구 평균 구속은 류현진보다도 훨씬 낮은 80마일 중반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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