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아직도 모르는 개막 예상일…선수들 컨디션 관리 난조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0-03-18 07:10


코로나19 영향으로 프로야구 개막이 4월 중으로 연기된 상황에서 KT 위즈 선수단이 17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훈련을 가졌다. KT 외야조 선수들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3.17/

1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SK 와이번스 선수들이 훈련을 펼쳤다. 타격훈련을 하고 있는 SK 선수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3.16/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컨디션을 끌어올릴 수도 없고 긴장을 풀 수도 없고.

17일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KBO리그 10개 구단 단장들이 모여 실행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시범경기 취소와 정규 시즌 개막 연기를 결정한 이후 격주로 번갈아 실행위원회와 이사회가 개최된다. 정기적인 회의를 열어 변하는 외부 상황에 대처하겠다는 구단들의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하지만 아직 개막일은 확정되지 않았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4월 중순 개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직 한달 가까이 시간이 남아있지만 장담은 힘든 상황이다. 하루에 발생하는 국내 확진자수가 1~2주전에 비해 많이 감소했다고 하나, 여전히 다수가 한 장소에 모이는 것에 대한 부담은 존재한다.

최근 야구계에서 벌어진 상황들만 봐도 민감한 분위기를 알 수 있다. 발열 의심 선수가 발생하자 소속팀인 키움 히어로즈는 물론이고 접촉 가능성이 있는 두산 베어스까지 즉각 훈련을 중단했고, SK 와이번스와 NC 다이노스는 외부 협력업체 관계자 중 확진자가 발생하자 곧바로 야구장을 폐쇄하고 선수들의 훈련도 중단했다. 구단 직원들도 재택 근무를 하면서 상황을 살피기로 했다. 야구계 내에서, 특히 선수들 가운데 한명이라도 확진자가 발생하면 훈련 자체도 할 수 없게 되는, 말 그대로 모든 것이 멈출 수 있다. 그래서 구단도 선수들도 더욱 조심한다.

KBO도 개막일을 쉽게 정해두기 힘들다. 시즌 준비를 위한 시간이 최소 2주일은 필요하다. 개막을 원하는 날짜의 2주 전에 발표를 해줘야 하는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해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KBO는 17일 질병 전문가를 포함한 '코로나19 TF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그중에서도 컨디션 관리가 곧 자산인 선수들은 더욱 곤란을 겪고 있다. 이미 스프링캠프에서 시즌 준비에 필요한 최적의 컨디션을 만들어 왔는데, 다시 페이스를 늦춰야 한다. 사실 몸 컨디션이라는 게 원하는대로 좋고, 나쁨을 조절하기는 힘들다. 훈련 강도와 패턴을 조절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다보니 코치진은 자칫 느슨해지며 오는 부상이나 오버페이스를 경계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는 자체 청백전 연습 경기를 9이닝, 7이닝이 아닌 5이닝씩만 하기로 결정했다. 팀내에서 2개조를 꾸리다보니 인원수 맞추기도 쉽지 않고, 굳이 긴 이닝을 소화할 필요가 없다.

투수들도 투구를 중단할 수는 없으니 꾸준히 일정 수준 이하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로테이션을 소화한다. 사실상 스프링캠프를 2번 치르는 것과 비슷한 기약 없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전세계가 마찬가지지만, 프로야구도 역대 가장 힘든 봄을 보내는 중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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