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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인터뷰]롯데 전준우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롯데 더 단단해질 것"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03-22 05:25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하늘만 쳐다보는 느낌이네요."

검게 그을린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34)의 얼굴에는 알듯 모를듯한 미소가 번졌다.

의욕적으로 준비했던 시즌은 원점으로 회귀했다. 올 초 롯데와 4년 총액 34억원의 FA 계약을 맺은 전준우는 누구보다 의욕적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기존의 외야수에서 1루수 겸업을 선언하면서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굵은 땀을 흘렸다. 하지만 코로나19 변수 속에 시즌 일정이 전면 연기되면서 기약 없는 훈련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전준우는 21일부터 시작된 롯데 선수단의 훈련을 통해 다시금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전준우는 "캠프-시범경기-시즌으로 이어지는 준비 순서가 있었는데, (리그 연기로) 그게 모두 사라지니 허공만 바라보는 기분이 들었다"며 "현 시점에선 부상을 피하며 컨디션 유지에 집중하는 수밖에 없다. 그 안에서 내 나름의 패턴을 찾고 날짜가 정해질 때 컨디션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같은 조건이고, 어쩔 수 없는 상황 아닌가"라며 "최대한 긍정적으로 보려 한다. 팀적으로 보다 단단해질 것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도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 면에서도 (리그 연장으로 주어진 시간이) 내겐 유리한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겨우내 롯데의 행보는 많은 주목을 받았다. 코치진 개편과 첨단 장비 도입, 새로운 훈련법 모두 이슈가 됐다. 선수들의 훈련 습관 조성 및 실전 투입 가능한 몸 만들기 위주의 '루틴조'가 운영되는가 하면, 전체 훈련 시간도 2시간 가량에 그치는 게 부지기수였다. 자기주도형 훈련에 대한 롯데 허문회 감독의 야구 철학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전준우는 "예전엔 훈련량이 많으면 좋은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선수 스스로 자기 것을 찾아야 한다"며 "선수마다 루틴에 맞는 훈련 방법이 있다. (자기주도형 훈련은) 그런 부분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 시절과 비교해보면 지금은 좀 더 세부적이고 체계적이라는 느낌이 든다"며 "개인의 발전이 모이면 결국 팀이 전체적으로 향상되는 결과로 나타난다. 지금 우리가 걸어가는 방향도 그런 부분과 같다"고 덧붙였다. 허 감독과의 호흡을 두고는 "감독님은 기술 연습 뿐만 아니라 타격 메커니즘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타격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있으시더라"며 "내가 그동안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됐고,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팀 분위기를 두고도 "주장인 (민)병헌이의 마음이 굉장히 단단해진 것 같다. 이번 캠프 기간 '더 이상은 안된다. 바뀌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어린 선수들에게 많이 전달하더라"며 "모두가 발전해야 결국 팀도 발전한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졌고, 분위기도 밝아졌다. 선수들의 자신감도 커진 것 같다"고 소개했다.

기약없는 시즌 준비지만, 롯데는 '반등'이라는 확고한 목표 만을 바라보고 있다. 전준우는 "감독님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은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 그게 스트레스와 피로도를 줄이는 방법'이라는 말을 자주 하신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도 있지 않나"라며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고 좋은 컨디션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게 내 역할이다. 그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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