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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은 치밀한 사령탑이다.
허삼영 감독은 27일 대구 롯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은 시즌 중 변수에 대비해 B,C까지 갈 수 있는 포지션 변화를 줬다. 플랜A로 가는 게 가장 좋지만 변수를 대비해야 한다. 이 라인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삼성은 김지찬(2루수)-구자욱(지명타자)-타일러 살라디노(1루수)-김헌곤(우익수)-김동엽(좌익수)-박해민(중견수)-이성규(유격수)-최영진(3루수)-김응민(포수)으로 타순을 구성했다.
하지만 허 감독의 바람은 어긋났다. 순조롭지 않았다. 초반에는 잘 흘러가는 듯 했다. 유격수 이성규와 3루수 최영진이 안정된 수비를 펼쳤다.
2사 만루, 전준우의 좌전 안타가 터졌다. 2루 주자를 홈에서 잡기 위해 서두르던 좌익수 김동엽의 글러브가 높았다. 땅볼 타구를 뒤로 흘리며 싹쓸이를 허용하고 말았다.
선발 윤성환이 흔들렸다. 볼넷을 주며 이어진 2사 1,3루에서 이대호에게 좌익선상 안타를 맞았다. 느린 이대호가 2루에 가기 어려운 타구. 하지만 중계 과정에서 2루가 비었다. 1루수 살라디노의 커버가 늦은 탓이었다. 안치홍의 3점 홈런이 터졌다. 초반에 승부가 갈리는 순간이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미스 플레이. 변화된 포지션의 생소한 역할에 조금 더 익숙해 져야 한다는 숙제를 안겼다. 포지션 별로 역할은 크게 달라진다. 상황에 따른 동선도 천양지차다. 비상 상황을 대체할 수 있는 플랜B가 성공적으로 안착되기 위해서는 숙성의 시간이 필요함을 보여준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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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 일찍 맞는게 낫다. 연습경기 때의 실수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시즌이 흐를 수록 삼성 야수진의 멀티 플레이는 점차 안정감을 찾아갈 것이다. 자신의 주 포지션 외 다른 포지션에 대한 폭 넓은 이해가 축적되면 플레이는 더 세련돼질 수 있다.
실수가 두렵다고 움직이지 않으면 결코 발전은 없다. 삼성 야수진의 멀티 포지션. 시도할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상대적으로 두텁지 않은 뎁스 상 선택의 여지도 없다.
허삼영 호의 플랜B, 숙제를 안겼던 27일 경기만 보고 판단하긴 아직 이르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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