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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아차, 하는 순간 던질 곳이 없었다. 이용규의 절묘한 번트가 굳어있던 소형준의 얼굴에 파문을 만들어냈다. 한 이닝 7득점' 한화 이글스 '빅 이닝'의 시작이었다.
이후 소형준은 평소의 그답지 않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정은원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준 데 이어 이성열의 1루 땅볼 결정적인 1루 베이스 커버 실수를 했다. 타이밍은 아웃이었지만, 달려가는 과정에서 스텝을 정리하지 못해 미처 1루를 밟지 못했다. 이어 송광민과 최재훈에게 잇따라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쓰리아웃으로 끝날 이닝이 늘어지면서 3회에만 무려 7점을 내줬다. 이날의 승부가 일찌감치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소형준은 비록 19세지만, 데뷔전 포함 2경기 연속 승리를 거둔 무서운 신인이다. 하지만 데뷔 16년차의 이용규는 산전수전 다 겪은 투수 흔들기의 전문가다. 연패를 끊고 분위기를 다잡아야했던 이날 경기에서 신인의 심리를 뒤흔들며 첫 패배를 안겼다.
올시즌 이용규는 리드오프와 2번, 9번을 오가며 주어진 역할을 묵묵히 해내고 있다. 타율은 어느덧 3할까지 올라왔다. 타순과 상관없이 한화 공격의 첨병이다. 베테랑의 가치는 승부처에서 한층 더 빛을 발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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