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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약관의 청년 투수는 내색하지 않으려 애썼다.
원태인은 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중 마지막 경기. 5회까지 무실점 호투와 초반 타선 지원에도 시즌 6승 달성에 실패했다.
6-3으로 앞선 6회초 2사 후 장필준(32)에게 마운드를 넘겼지만 7회 역전을 허용했다. 서건창의 적시타에 이어 이정후의 역전 3점 홈런을 막지 못했다.
끝내 담장을 넘은 공을 최종 확인한 순간, 표정이 살짝 굳었다. 하지만 그는 순간 스쳐 지나간 아쉬움을 표정 뒤로 재빠르게 감췄다.
애써 담담한 척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자신의 승리를 지켜주기 위해 고군분투 하던 대선배에게 행여 상처가 될까 싶은 속 깊은 배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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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사래를 친 원태인은 이후 덕아웃에서 평소 처럼 환한 미소 속에 활발한 모습을 보이며 선배의 마음의 짐을 덜어주려 애썼다.
팀 퍼스트. 노력이 물거품 된 가장 아쉬웠던 순간, 약관의 청년 투수는 이 평범하고도 가장 중요한 사실을 되새겼다.
마운드에 외롭게 우뚝 선 투수는 동료의 도움 없이 이길 수 없다. 때론 선후배의 실수로 승리를 날릴 때도 있지만, 때론 선후배의 도움으로 공짜 승리도 챙길 때도 있다. 그것이 야구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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