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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분석]삼성 라이블리, 사라진 '이닝이터'...확연한 볼-스트라이크 차이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0-08-06 21:05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2020 KBO 리그 경기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삼성 선발투수 라이블리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8.06/

[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지난해 후반기 대체 용병으로 합류한 벤 라이블리와 시즌 후 재계약한 것은 '이닝 이터'의 자질을 갖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50㎞에 이르는 직구가 묵직하고 투심, 커터, 커브 등 변화구 구사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기복이 있기는 하지만 빠른 템포와 깔끔한 경기운영능력을 높이 산 것이다.

그는 지난해 선발 9경기 가운데 절반이 넘는 5경기에서 7이닝 이상 던졌다. 8이닝 무실점, 9이닝 완봉승 경기도 있었다. 그래서 얻은 시즌 성적은 4승4패, 평균자책점 3.95. 올시즌 에이스 역할은 새 외인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이 하고 있지만, 시즌 전에는 검증된 라이블리에 대한 기대가 더 컸다.

그러나 올해 라이블리는 뜻하지 않은 옆구리 부상을 입어 두 달 가까이 재활에 매달리면서 아직 제 위치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이닝 소화능력이 지난해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라이블리는 6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을 소화했다. 5안타와 볼넷 4개를 허용해 4실점했다. 올시즌 8번째 등판에서도 7회 마운드는 밟지 못했다. 부상 복귀 후 4경기 연속 5이닝 이상을 채우기는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무엇보다 초반 페이스를 올리는데 시간이 걸렸다. 또한 볼과 스트라이크 차이가 확연했다. 안타를 맞은 공은 모두 가운데 혹은 높은 코스로 몰리는 것이었다.

제구가 들쭉날쭉했다. 1회에만 35개의 공을 던지는 바람에 초반 체력 소모가 컸다. 라이블리는 1회말 3안타와 3볼넷을 내주는 난조로 4실점했다. 선두 박건우에게 124㎞ 커브를 던지다 좌측 펜스로 흐르는 2루타를 얻어맞은 그는 1사후 호세 페르난데스와 오재일을 연속 볼넷을 내보내며 만루에 몰렸다. 이어 최주환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잘 잡았으나, 김재호에게 우전적시타를 맞고 박세혁을 다시 밀어내기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김인태에게 몸쪽 높은 코스로 121㎞ 커브를 구사하다 2타점 우전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2회부터 점수를 허용하지 않았다. 2회를 1볼넷 무실점으로 넘긴 라이블리는 2회 1사후 2루수 송구실책으로 김재호를 2루까지 내보낸 뒤 박세혁을 유격수 땅볼, 김인태를 133㎞ 커터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4로 뒤진 4회에는 2사후 정수빈에게 우측 빗맞은 안타 후 폭투를 범했으나, 페르난데스를 129㎞ 커터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5회에는 8개의 공으로 세 타자를 모두 잠재웠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라이블리는 선두 박세혁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김인태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한 뒤 1사 2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구수는 104개. 구속, 볼배합에는 문제가 없다. 좀더 정교한 제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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