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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현장스케치]다시 텅 빈 야구장, 더 그리워진 팬 발걸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08-18 21:08 | 최종수정 2020-08-19 06:30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식당 ○○일 ○○시 방문자는 인근 보건소로 상담 및 코로나 검사 받으시기 바랍니다.'

18일 부산.

폭염 경보가 내려진 이날 오후 휴대전화는 바쁘게 울렸다.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갔던 음식점 등을 찾은 이들의 동선을 알리는 내용이 담긴 긴급 안전 문자가 잇달아 날아왔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된 코로나19 공포는 부산도 예외가 아니었다. 부산시는 지난 17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 상태. 그러나 수도권 중심으로 재확산된 코로나 마수는 이미 부산까지 손길을 뻗치고 있었다.

이날 두산 베어스-롯데 자이언츠전은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지난달 26일부터 제한적으로 관중 입장을 시작한 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은 시점. 하지만 2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는 코로나 광풍 속에 팬들의 안전이 최우선이 될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부산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조치 이전에 8월 잔여 홈 경기를 무관중 일정으로 치르겠다고 일찌감치 발표했다.

사직구장 무관중 경기가 이날이 처음은 아니었다. 개막 후 두 달 넘게 선수들은 텅 빈 관중석을 뒤로 하고 그라운드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롯데 응원단 역시 라이브캠 등을 이용한 언택트 응원전을 펼친 바 있다. 무관중 회귀는 이전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 뿐이었다.

그러나 다시 펼쳐진 무관중 경기는 더욱 쓸쓸했다. 간신히 무관중 갈증을 풀었던 잔상은 여전했다.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를 유지하면서 질서 정연하게 경기장에 입장하고, 띄어 앉기와 좌석 내 응원-취식 금지의 불편함을 뒤로 하고도 박수로 육성 응원을 대신했던 팬들의 빈자리는 더 크게 부각될 수밖에 없었다. 단상에 놓인 카메라 앞에 서서 홀로 응원전을 펼치는 롯데 응원단장의 모습 역시 쓸쓸해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홈팀 롯데도 힘을 잃은 듯 했다.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는 4회까지 6실점을 하면서 일찌감치 무너졌고, 타선 역시 무기력했다. 수비에선 4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다. 올 시즌 팀 최소 실책(39개)을 달리며 쌓은 '철통수비력'은 다시 찾아온 무관중 경기 속에 희미해졌다. 2대9 패배. 더그아웃에서 터져 나오는 동료들의 박수와 응원도 텅 빈 야구장에서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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