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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홈런군단' SK 와이번스 입성이 29세 중견 선수가 된 오태곤의 잊혀진 기억을 깨울 수 있을까.
오태곤의 트레이드 소식을 가장 반겨준 것은 '닮은꼴 친구' 박종훈이었다. 오태곤은 "주위에서 보기에 둘이 많이 닮았나보다.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는데, 놀림받고 장난치고 하다보니 친해진 사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에 있을 때부터 (박)종훈이 선발 나오면 '(오)태곤이 오늘 선발 등판한다'고 놀리곤 했다. SK 오니까 종훈이도 '종훈이 왔냐?'하더라. (KT 시절 한솥밥을 먹은)정현도 원정에서 룸메이트로 함께 해줬다. 덕분에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 김강민 선배와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2015년 5월 23일은 오태곤에겐 잊을 수 없는 날이다. 당시 롯데 소속이던 오태곤은 생애 첫 3연타석 홈런 포함 5타수 5안타로 KBO 한경기 최다루타 타이(16루타) 기록을 세웠다. 수비에 약점을 드러내긴 했지만, 타율 2할7푼5리(327타수 57안타) 8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728로 잠재력을 보여줬다.
이듬해 자신의 파울 타구에 맞아 정강이 분쇄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입었다. 4개월간 1군 무대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이해 8월 복귀 후 채병용과 양현종을 상대로 홈런을 쏘아올리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2017~2019년 3년간 평균 350타석 이상의 기회를 받는 동안 좀처럼 성장하지 못했다. OPS는 0.757, 0.731, 0.668로 점점 떨어졌다. 결국 올시즌 KT가 배정대를 중견수로, 강백호를 1루수로 발탁하며 자신의 자리를 잃어버렸다. 때문에 SK로 트레이드된 것은 오태곤 개인에겐 기회다. 오태곤은 "다들 잘됐다, 가서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응원해줬다"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오늘도 내야 펑고를 받았다. 베스트9이 되어 한 자리를 차지하는게 가장 좋겠지만, KT 시절에도 기회를 받았는데 내가 자리를 못 잡지 않았나.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먼저다. 내야든 외야든 결정은 코치진이 내리시는 거고, 난 최선을 다하면 된다."
KT는 KBO리그에서 가장 젊은 팀이다. KT 시절 오태곤은 선후배들 사이의 연결 고리 역할을 했다. 하지만 SK에선 조금 다를 수 있다. 오태곤은 "베테랑도 많고 어린 선수들도 많은 팀이다. 일단 나서지 않고 눈치보면서 동태를 살피고 있다"며 웃었다.
"내가 누굴 함부로 이끌 입장은 아닌 거 같다. 벤치에서 파이팅 많이 해주고, 튀지 않고 묵묵히 노력하는 선수가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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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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