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리포트]한화 장시환, 7이닝 1실점 호투에도 빈타 속 패전…야속한 타선

최종수정 2020-08-21 06:02

한화 장시환.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7.31/

[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쯤 되면 '불운'보다는 '눈물'을 붙여줘야할 것 같다. 한화 이글스 장시환이 또 한번의 호투에도 패전의 아픔을 안았다.

장시환은 20일 KT 위즈 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고도 또 하나의 패전을 추가했다. 시즌 8패(3승)째다.

이날 장시환은 올시즌 8번째 퀄리티스타트(QS,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QS 횟수만 보면 토종 투수 중 구창모(12개)와 문승원(10개)의 뒤를 잇는 공동 3위다. 하지만 장시환의 경기당 득점지원은 평균 3.79점에 불과하다. 외국인 선수 포함 KBO리그 선발투수 중 4번째로 적다. 이 부문 톱5 안에는 한화 투수가 3명(김민우, 워윅 서폴드)이나 된다.

이날 장시환은 박승욱에게 허용한 뜻밖의 솔로포 외엔 실점하지 않았다. 4회초 무사 1, 2루의 위기에서도 흔들림 없이 까다로운 타자 배정대 강백호 박승욱을 잇따라 뜬공으로 처리했다. 4회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위기도 없었다. 약점으로 지적받던 제구도, 7회까지 103개를 기록한 투구수 관리도 훌륭했다.

하지만 한화 타선은 2안타 무득점의 빈타에 그쳤고, 장시환은 패전투수가 됐다. 여느 때보다 일정이 촘촘하고 잦은 비로 컨디션 관리도 힘든 올해 여름, 장시환은 7~8월 9경기에서 52⅔이닝 평균자책점 2.91로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성적은 2승 4패에 그쳤다.

지난해 11월 군필 포수 지성준과의 맞트레이드로 장시환이 영입될 때만 해도 서른셋이란 나이에 의구심을 품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장시환의 뛰어난 구위와 탄탄한 체격, 금의환향이라는 동기부여를 주목한 한화의 시선은 옳았다. 장시환이 없었다면 한화는 지금보다도 훨씬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을 것이다.

장시환은 올시즌 17경기에 선발 등판, 90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4.28을 기록중이다. 팀내 선발투수 중 워윅 서폴드(108이닝)에 이어 이닝 2위, 평균자책점 1위다. 6승13패 125⅓이닝 평균자책점 4.95였던 지난해를 뛰어넘는 커리어 하이가 유력하다. 선발 로테이션을 풀로 소화하면서도 특별한 부상이 없는 내구력도 돋보인다.

어느덧 팀내 고참급으로 자리잡은 나이. 장시환은 타선과 불펜의 부진에 동요하지 않는다. 팀원들의 아픈 속내를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됐기 때문. 승리한 뒤 심경을 물어도 "마운드에서 내려오면 그 다음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 동료들이 잘해주기만 바랄 뿐이다. 내가 불펜으로 뛸 때 날린 승수를 생각하면 불평할 수 없다"며 사람좋은 웃음을 지을 뿐이다. 그래서 보는 이를 더욱 안타깝게 한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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