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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창단 첫 플레이오프(PO)를 앞둔 KT 위즈의 이강철 감독은 필승의 각오를 드러냈다.
-이제 포스트시즌 실감이 나나.
▶아직은 모르겠다. 내일 경기장에 가면 더 실감이 나지 않을까(웃음).
▶아마 대부분 예상했을 것이다. 두산에 가장 강했다. 크리스 플렉센의 최근 경기력도 최상이다. 정규시즌 두산전은 선발 투수보다는 불펜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금까지의 피칭과 데이터 등을 따져보면 (소)형준이 5이닝 이상은 책임지면서 2실점 이상은 하지 않았다. 1차전에서 최대한 경기를 만들어줘야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선택을 했다.
-신인 투수인데 큰 무대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본다.
▶내일은 아마 다를 것이다. 한편으로는 정말 편하게 들어갈 수 없는 경기라고 본다. 잃을 게 없는 경기 아닐까. (소)형준이가 잘해주면 외국인 투수 두 명을 잘 활용해 승부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순위 싸움 때 중요한 경기들이 많았는데, 소형준이 좋은 피칭을 보여줬다. 전혀 흔들림 없이 던지는 모습을 보고 '(포스트시즌에 기용) 해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데이터팀, 코치진의 의견도 99% 소형준이었다.
-데스파이네와 면담은 했나.
▶했다. 자존심을 살려줘야 했다. 하지만 본인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더라. 선발 투수로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다.
-라인업은 정해졌나.
▶6번, 9번 자리만 고민 중이다. (어떤 면에서 고민 중인가) 연결 상황이나 베테랑 선수가 잇달아 나가면 (주루가) 느려지는 만큼 그런 부분을 고민 중이다. 선발 요원 중에 불펜으로 가는 투수도 있다. 지켜보면 알 것이다. 1차전이 중요한 만큼 여러가지로 생각 중이다.
-선수단 미팅 계획은.
▶정규시즌 마치고 한 번 했다. 내가 더 말을 하면 불안해진다. 더 할 생각은 없다. 선수들이 다들 준비 잘하고 있다.
-두산이 뛰는 야구를 하는데.
▶우리가 한순간에 바뀔 수는 없다. 갑자기 투수들이 퀵모션을 빨리 가져갈 수도 있다. 선수들 각자 잘할 수 있는 방향에 맞춰보라 했다.
-중립경기로 남은 포스트시즌을 보낼텐데.
▶이왕이면 끝까지 갔으면 좋겠다(웃음). 다 똑같은 조건이다. 야외보다는 실내에서 경기할 수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현역 시절 경험을 돌아보면, 날씨가 추우면 빠른 공을 가진 투수들이 유리해진다. 플렉센, 알칸타라 같이 빠른 공을 투수들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고척돔 경기는) 좋은 흐름으로 보고 있다.
-리드오프 자리를 두고 고민을 했는데, 결정은 됐나.
▶단기전은 선취점 싸움이라고 생각했다. 크게 다시 생각해보니 과연 우리가 1점으로 두산을 이길 수 있을까 생각할 때 아니라고 봤다. 선취점도 중요하지만 빅이닝을 만들 수 있는 타선을 만들려고 한다. 장타율이 좋은 타자들이 앞으로 갈 것이다.
-고척돔에서 홈런이 많았는데.
▶키움을 상대하는 게 아니지 않나(웃음). 그런 부분도 생각을 하고 있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에게 OPS(출루율+장타율) 좋은 타자들이 많다. 잘 대비할 것으로 본다.
-플렉센이 시즌 막판부터 워낙 좋았다.
▶지금까지 워낙 잘 던졌으니 이제 한 번 무너질 때가 되지 않았을까(웃음). 우리 팀에 워낙 잘 던진 경향도 있었다. 다른 대비보다는 타자 개인이 좋은 카운트, 노리던 구종을 잘 공략하는 등 순리대로 할 생각이다.
-박경수의 상태는.
▶선발 출전이 가능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고 라인업을 정했다. 고척돔 타구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분명 변수가 될 것이라고 본다.
-정규시즌과 단기전은 다른데, 이강철식 야구에 대한 궁금증이 크다. (코치 시절) 김응룡 염경엽 김태형 감독과 나선 포스트시즌에서 얻은 포인트가 있다면.
▶그 분들은 그 팀에 맞는 스타일의 야구를 하셨다. 김응룡 회장님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팀을 운영했다. 스몰볼, 빅볼을 잘 구사했다. 염 감독님은 작전야구를 많이 시도했다. 김 감독은 밀어붙이는 식이었다. 우리는 지금까지 해온대로 순리에 맞는 야구를 맞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가 가장 좋은 야구를 했을 때는 심우준 배정대가 출루했을 때다. 그 선수들이 연결을 해주면 상위 타선에서 해결을 해주는 식이었다. 그런 부분을 생각하며 라인업을 짤 것이다.
-투수 교체 타이밍에 대한 고민도 있을텐데.
▶이기고 있을 때는 편한데, 지고 있을 때는 무리수에 대한 고민이 들 수밖에 없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를 보니 가장 중요한 부분이더라. 선발들이 나쁘지 않으면 밀고 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두산엔 좌타자들이 많은데, 우타자에 강했던 배제성 활용법은.
▶4차전 선발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선발 등판 때 잘 해줬다. 2~3이닝 정도를 보고 (불펜) 풀가동을 생각해보고 있다. 불펜에 좌타자 상대 전적이 좋은 투수들이 몇몇 있었다. 조현우 주 권 등 좌타자에 강했던 투수들이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KT 불펜이 LG에 비해서는 쉽다는 뉘앙스로 이야기를 했는데.
▶쉽게 볼 수도 있지만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은 불펜의 힘도 적지 않았다. 상대는 어떻게 볼 진 모르지만, 우리는 충분히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 단기전에서 나올 수 있는 투수 패턴을 고려하면 편하게 볼 수도 있지만, 그게 함정 아닐까 싶다.
-선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팀 KT 위즈가 사랑하는 팬들과 함께 정상까지 남은 두 단계를 향해 마지막 도전을 시작할 것이다. 취임식 할 때 도전을 내밀었고, 지휘봉을 잡은 것 자체도 도전이었다. 막내 구단으로 탄생해 정상까지 두 계단 남았다. 최선을 다할 것이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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